서울의 한 공원에서 어린이들이 가족과 뛰놀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현지시각 2월 5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어린이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적거나, 발병하더라도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어린이 확진자가 드물다는 점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해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에서 소개한 미국의사협회지(JAMA) 논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중위 연령은 49세에서 56세 사이였다. 어린이 감염 사례는 현재까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 확진자 24명 가운데에서도 아직까지 어린이 확진자는 없다.
신종 코로나 확산 양상을 연구하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레이나 매킨다이어 박사는 “어린이에게는 자각 증상이 없거나, 아주 가벼운 정도의 감염증만 유발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한 가족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고열, 인후염, 폐렴 등의 증상을 보였다. 그런데 10세 어린이의 경우 다른 가족과 달리 가벼운 폐렴 소견 외에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서 더 심각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징이라고 해석했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파생된 사스나 메르스 때에도 비슷한 발병 패턴이 있었음에 주목한 것이다.
2003년 유행한 사스의 경우 전체 8000여 건의 확진 사례 가운데 어린이 확진자는 135명에 그쳤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와 2015년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로 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어린이 감염자에게서는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이와 코로나 발병의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어린이 확진자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거의 없는 까닭이다. 국내 한 감염내과의는 7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린이보다 성인을 중심으로 더 많이 퍼진 것은 사실이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라고 예단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관련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정확한 관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교수 역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어린이 환자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거의 없다. 만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반 감기 바이러스처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다면 더 많은 어린이 감염 사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