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트로트 신인 가수 김순이가 우리를 위하여 데뷔곡을 선보인다. 배우 출신 영화감독 이영욱 씨가 작곡했고, 대중문화 전문기자 출신 작사가 최명찬 씨가 작사했다. 사진=골든디스크 제공
김순금 탄생 배경엔 ‘베테랑 신인’들의 의기투합이 있었다. 이 곡은 배우 출신 영화감독 이영욱 씨가 작곡했고, 대중문화 전문기자 출신 작사가 최명찬 씨가 작사했다. 주식회사 골든디스크가 음반 제작을 맡았다. 이들의 뜻은 하나로 모였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것. 덕분에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소시민의 애환이 담겨 구구절절 가슴에 꽂히는 노래가 만들어졌다.
김순금은 어릴 적부터 가수를 꿈꿨지만 평범한 삶을 사는 50대였다. 경북 영덕군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2남 5녀 가운데 막내딸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끼가 넘쳤다. 한글도 떼지 못했던 김순금은 집 뒤에 있던 감나무에 올라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동백아가씨’를 불렀다. 노랫말의 뜻도 몰랐다. 동네 어른들은 ‘노래 좀 불러보라’고 어린 김순금을 붙잡아 세우곤 했다. 김순금은 학창 시절은 물론이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각종 대중가요 경연대회에 나가 실력을 발휘했다.
막연하게나마 노래 부르는 것을 동경했던 김순금은 세월에 떠밀려 보험회사에 취직했다. 대기업 보험회사에서 20년을 근무했고, 직장을 옮겨 또 다른 10년 동안 보험회사 영업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다.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끼는 숨길 수 없었다. 사람들을 웃게 하면서 즐거움을 얻었다. 사내 합창단 활동과 구립합창단을 꾸준히 하면서 노인대학, 양로원 등에 위문 공연을 다녔다. 웃음치료강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레크레이션 강사, 사회자, 아마추어 가수로 활동했다.
김순금의 ‘아마추어 연예인’으로의 변신은 봉사활동을 통해 이뤄졌다. 그에게 봉사활동은 즐거움이었다. 항상 누군가의 노래를 빌려 부르던 김순금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 노래’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내 목소리의 진심을 담아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자신의 기운을 받아 사람들이 웃는 얼굴을 되찾는 걸 마주하는 게 행복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듯 김순금은 마침 이영욱 작곡가와 최명찬 작사가를 만났다. 노인연화제에 저예산 독립영화 ‘콜라댄스’를 출품한 이영욱 작곡가와 인연을 맺게 됐고 그를 통해 30여 년 동안 한·미 양국에서 연예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최명찬 작사가를 만났다.
음반 발매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김순금은 경상도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3개월 특훈을 받기도 했다. 동시에 노래를 녹음한 데모 테이프를 각종 행사에 들고 다니면서 시장 조사를 하기도 했다.
“처음에 ‘우리를 위하여’ 노랫말을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요즘 경기침체 등으로 기운이 빠진 사람들한테도 힘을 불어넣기 좋겠다는 느낌이 왔고요. 그래서 이 감독님한테 곡만 가녹음된 테이프 좀 들어보자고 졸랐죠. 진짜 마음에 딱 드는 캠페인 송 성격의 노래였어요.”
데뷔곡 ‘우리를 위하여’가 발매된 뒤 여러 행사 의뢰가 들어왔다. 노래는 각종 송년회는 물론 사교단체인 라이온즈 모임에서도 인기였다. 나아가 총선 캠페인 송으로 의뢰도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김순금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봉사활동 무대에서다.
“많은 분들이 입소문을 타고 많이 불러주시지만 역시 봉사활동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가 가장 기분 좋아요. 그게 제가 제대로 음반을 내겠다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선거는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총선 캠페인 송 제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에요.”
이영욱 작곡가가 전공을 살려 ‘우리를 위하여’ 뮤직비디오를 자체 제작하기도 했다. 11월 중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방송 가요프로그램 등에서 본격 홍보에 나서면서 적지 않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가수 김순금의 ‘우리를 위하여’ 유튜브 영어 버전은 외국인들에게도 심심찮게 관심을 받고 있다. 신개념 숙취 해소 음료 제조사 ㈜굿모닝 365에서 ‘신난다 아줌마’ 가수 김순금 모델 제의 및 자사 광고 배경음악으로 ‘우리를 위하여’ 사용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이번 음반을 제작한 골든디스크는 ‘우리를 위하여’ 배경음악으로 에어로빅댄스 뮤직비디오 제작 기획에 들어갔다. 또한 ‘우리를 위하여’가 프로 스포츠 구단 응원가로 쓰이는 것까지 준비하고 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