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수원, 용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이 풍선효과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올해 수도권에 새 아파트가 대거 공급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를 보면 올 3~5월 수·용·성 지역에서 총 4867가구가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물량이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은 여전히 강력하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성남시 수정구의 한 재건축단지(산성역포레스티아)는 평균 분양가가 5억 8000만 원인데, 웃돈만 5억 원이 붙은 상황이다. 웃돈은 주변의 시세를 반영해 붙는데 새 아파트는 그보다 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설령 조정지역으로 묶인다 해도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앞서 집을 확보하려는 이들이 몰려 3~5월 분양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는 금지되지만, 입주권 전매는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60%까지는 가능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보다는 차입 여건이 그래도 낫다. 정부는 일단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후 상황을 살펴 투기과열지구로 묶을지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강화로 설령 수·용·성 지역의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고 해도, 서울 인근에는 여전히 규제가 상대적으로 헐거운 지역들이 존재한다. 시중 유동성의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서울을 관통하는 GTX 통과 예정지 중 비규제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질 수 있다. 풍선효과 또는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 격차 축소 현상 가능성이다.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서울과 함께 치솟던 평촌, 용인 등의 집값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기억이다. 서울 집값은 이후 빠르게 반등했지만 용인과 평촌 등은 몇 년 전까지 넘치는 공급에 미분양이 넘칠 정도로 분위기가 침체됐다. 시중금리가 오를 경우 부자들로 구성된 서울과 달리 중산층이 대부분인 수도권 지역 집주인들의 재무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GTX가 개통되면 대중교통은 편리해지지만 주요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수도권 도시들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많다. 주요한 소비가 서울에서 이뤄지게 되면 유동성이 좋은 아파트 외에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은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