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사례1
중견여행사 A 사는 중국 여행상품 판매가 2월까지 전면 중단됐고, 인접한 동남아 지역 예약도 50%가 넘는 취소율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사드 배치와 2018년 한일 갈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여행사들에게 코로나19 사태는 적지 않은 피해를 가져다주고 있다. A 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그나마 어느 정도 대응할 여력은 있지만 소형 여행사들은 줄줄이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사례2
한국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B 사는 중국 내륙 쓰촨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내 운송이 사실상 마비돼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B 사 관계자는 “보통 상해·산둥반도와 같은 중국 동부해안 항구까지 운송하는데만 2주 이상이 걸린다”며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운송과 수출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례3
스마트홈 관련 제품을 만드는 C 사는 중국 공장에서 부품이 들어오지 못해 3주째 국내 공장 가동이 멈췄다. C 사 관계자는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도 생산라인이 멈춘 적은 없었다”며 “국내 대체생산도 고려하고 있지만 단가 차이가 커 실행에 옮기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GS홈쇼핑 본사 흡연장이 폐쇄됐다. GS홈쇼핑은 직원이 20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받자 지난 6일부터 직장 폐쇄에 돌입한 바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 61.8%가 경영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사태가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처럼 비교적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연간 매출과 수출액은 각각 8.0%, 9.1%씩 감소하고, 대중국 수출액은 12.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비교적 단기간 내 진정돼도 국내 대기업의 올해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평균 3.3%,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방안으로는 △중국 현지출장 자제(34.3%) △별 다른 대응방법 없음(29.5%) △현지 방역활동 강화(10.5%) △임직원 국내소환 또는 재택근무(10.2%) △현지 경영활동 축소(6.7%)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돌발적인 전염병 발생이 기업 경영에 상수가 된 만큼 기업은 평소 전염병 발생에 대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적시에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에 기대하는 정책지원 우선순위는 △국내외 전염상황 등에 관한 신속한 정보공유(57.0%)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21.2%)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정부 간 협력(9.5%) △중화권 수출기업 지원(6.4%) △경제주체 소비·투자 여력 확대(6.0%)순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중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중 83.9%가 이번 사태로 경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삼성·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도 수출·통관 지원 강화, 자금지원 및 융자 확대 등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