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 투자 시점이 ‘결혼 전’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투자 시점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지만 윤 총장과 김건희 씨가 결혼한 것은 2012년이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기 위해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청와대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의혹 제기된 내용 “결혼 전 이슈”
“사채업계와 연결돼 있다는 건 이미 알던 내용 아닌가. 흔들기 맥락 아니겠나.” (검찰 관계자)
“장모가 사채업자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 않나. 아닌 땐 굴뚝에서 연기 나겠나.” (법원 출신 변호사)
뉴스타파는 2월 17일, 2013년 당시 경찰 내사 보고서를 인용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주식 시장에서 주가조작 세력으로 활동하던 이 아무개 씨와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과정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관여됐다는 것이다. 김 씨가 주가조작에 돈을 투자하는 일명 ‘쩐주(전주)’로 참여해 10억 원을 맡겼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보도 직후 경찰청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보가 들어와 권오수 회장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씨는 내사 대상이 아니고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씨는 제보 내용에 나온 여러 이름 중 하나”라며 “권 회장 등의 혐의가 확인되면 김 씨도 접촉해 볼 수 있지만 증거가 없고 제보자의 진술뿐이었고 확인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권 회장에 대한 내사는 2013년 3월에 시작해 그해 10월 중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 역시 더 이상의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연히 검찰 측의 반응은 더욱 거세다. 검찰 관계자는 “2013년이면 윤석열 총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국정감사에서 항명했다는 이유로 좌천을 받았던 해가 아니냐”며 “박근혜 정권 당시 윤 총장 부인이 경찰청 내사 단계에서 거론됐던 게 왜 이제 와서 다시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 흠집 내기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씨가 투자한 시점이 ‘결혼 전’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 시점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윤 총장과 김건희 씨가 결혼한 것은 2012년이라서 ‘악의적인 흔들기’라는 비판이다.
#주가조작 세력들도 “들어본 적 없어”
이는 국정감사 등에서 이미 드러난 의혹이기도 하다. 2018년 4월 중앙일보는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특혜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권 회장이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고, 윤 총장은 관련 증거 자료 제출을 거부해 더 이상 사실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문제가 있으니까 잡음이 나지 않겠느냐”는 설명도 나온다. 법원 출신의 변호사는 “윤석열 총장 부인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말이 많았다”며 “도이치파이낸셜이라고 하는, 우회상장 의혹이 있는 회사에 투자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채업계 관계자는 김건희 씨에 대해 “10억 원 정도의 투자 자금이 있다고만 들었다. 그 정도면 소액투자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건희 씨 페이스북
그렇다면 주가조작 세력들 사이에서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평’은 어떠할까. 10년 넘게 국내 사채업계 큰손으로 평가받는 A 씨는 김건희 씨와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대해 “언론에 나온 보도를 보긴 했지만 전혀 들은 적이 없는 내용”이라며 “김 씨는 이름도 몰랐다가 윤석열 총장 부인으로 기사가 나면서 알게 됐다. 그만큼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투자 금액이 크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5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돌린다는 B 씨 역시 “김 씨보다는 김 씨의 어머니이자, 윤석열 총장의 장모가 더 유명하다면 유명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사채로 돌리는 자금이 50억 원 안팎이라서 큰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업계에서 큰손으로 불리려면 적어도 100억 원 이상은 돌려야 한다. 윤석열 총장 장모는 주가조작 쪽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김건희 씨에 대해서도 “10억 원 정도의 투자 자금이 있다고만 들었다. 그 정도면 소액투자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