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누군가의 표정을 보면 그 사람의 기분을 읽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이를테면 웃고 있거나 혹은 찡그리고 있는 사람을 볼 경우, ‘행복하구나’라거나 ‘화가 났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얼굴 표정과 실제 감정이 거의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알렉스 마르티네즈 교수는 “우리가 정말 궁금했던 질문은 ‘과연 얼굴 표정에서 진짜 감정을 감지할 수 있는가’였다”라고 말하면서 결론은 ‘아니다’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또한 “웃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진짜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또한 행복하다고 모두 웃는 것도 아니다. 하루종일 행복하다고 웃는 얼굴로 길을 걷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특정 느낌과 연결된 얼굴의 근육 움직임을 분석한 후 이를 실험 참가자의 실제 감정과 비교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그 결과, 얼굴 표정과 실제 감정은 거의 항상 일치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얼굴만 확대한 한 남자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사진 속의 남성은 누가 봐도 분명히 비명을 지르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와, 이 남자 정말 짜증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이 사진은 축구선수가 골을 넣은 후 포효하는 사진이었다. 짜증은커녕 기뻐하고 있던 표정이었던 것이다.
마르티네즈 교수는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닌지, 혹은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고객이 구매한 상품에 만족해 하는지를 표정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연구에 따르면, 그 주장들은 완전히 헛소리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 결과가 염려스러운 이유에 대해서는 “표정으로 그 사람의 기분을 단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더 최악은 그런 판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하면서 “우려가 되는 부분은 보안 카메라가 많은 런던과 같은 도시에서 이런 표정 분석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앞으로 보안카메라에 촬영된 사람들의 표정을 기준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구분한다면 매우 위험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