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쓰레기 줍는 스파이더맨이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남부의 파레-파레에서 카페 직원 루디 하토노(36)는 지역사회에서는 나름 유명인사다.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채 거리와 해변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정의로운 영웅인 까닭이다. 이런 솔선수범에 감명 받아 그를 따라 거리를 청소하는 시민들도 하나둘 늘었다.
하지만 그의 길거리 청소 캠페인이 처음부터 이렇게 호응을 얻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토노는 “처음 평범한 복장으로 쓰레기를 주웠을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서 “스파이더맨 의상을 입은 후부터는 사람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럼 하필 왜 스파이더맨일까. 이에 대해 그는 “조카를 재미있게 해주려고 사둔 스파이더맨 의상이 있었다. 그래서 혹시 쓰레기를 주울 때 의상을 착용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예상대로 지역사회의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그가 평범한 차림으로 길거리와 시궁창, 그리고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해변을 청소할 때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가 스파이더맨으로 분장한 것을 보고는 그를 따라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겨우 몇 달이 지났건만 하토노는 이미 파레-파레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지역 신문과 인터뷰를 했으며, 몇몇 공중파 TV쇼에도 출연했다. 현재 그는 이렇게 쌓인 인지도를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데 있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