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사라지는 일자리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다. 롯데마트 광주 월드컵점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연합뉴스
롯데마트 노조들은 이 같은 불안감을 표출하며 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는 지난 17일 구조조정안 중단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고 “200여 개 사업장의 노동자 수만 명을 벼랑으로 내몰 것”이라며 “인력 재배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직원들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노조는 “대형마트에는 직영뿐만 아니라 입점-협력업체까지 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사실상 수만 명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됐다”고도 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조정이 매장에 근무하는 본사 직원들과 입점 브랜드 직원들뿐 아니라 각종 식자재·상품을 공급하는 납품업체(협력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지역경제가 위축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롯데쇼핑은 소매업들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컸던 만큼 고용시장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특히 소매업은 물건을 납품하는 1·2차 협력업체 타격으로 이어져 지역 상권과 지역 부동산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터가 사라지는 본사 직원들뿐 아니라 납품업체들도 문제”라며 “롯데마트에만 의지해 전국 매장 곳곳에 물건을 납품했다고 하면 그중 30%가 사라질 경우 생겨날 손실은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눈치를 보거나 노조 등의 반발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다른 점포로 발령을 내거나 비유통 계열사로 전환 배치하고, 이커머스 등 신산업 인력 보강에 투입할 수 있다”며 “한국 소매업에서 처음 일어나는 대규모 구조조정인 데다 롯데가 유통업 1위이니만큼 롯데쇼핑의 행보가 향후 구조조정에 들어갈 다른 대형마트업계에 일종의 선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