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물량장은 국유재산법에 의한 영구시설물 설치가 불가능하지만 공장이 들어서 있다.
[일요신문] 통영시가 어민의 생산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물양장 대부분이 불법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 행정이 불법을 양산하고 키운다는 비판이 비등해지고 있다.
정부는 소규모 매립을 허용해 물양장을 설치토록 하고 있다. 어업 생산활동 지원 및 자연재해 시 구난처로 활용하는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정책을 일부 지자체가 악용해 소규모 매립을 무분별하게 시행한 후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물양장이 개인의 사유지 및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용되는 등 국가재산이 심각한 침해를 당하고 있다.
국가의 자산은 기본적으로 국민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특정인이나 단체가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정당한 사용료를 내야 한다. 사용료는 국민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 세금으로 복지증진에 한몫을 담당한다.
지자체는 이러한 세수를 발굴해 시민 모두가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의 일부 특정인만 혜택을 보게 만드는 지자체의 행정은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처럼 무분별한 관리가 이뤄지는 곳이 바로 통영시다. 통영 내의 미등록 토지는 공공시설물 31개소, 임야 8개소, 개인용도 7개소, 공유수면 허가 5개소, 해안도로 3개소, 유수지 2개소, 경남도 소관 1개소 등 무려 57개소에 이른다.
이들 미등록 토지는 주로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대부분 어민들의 물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의 자산이 이렇게 무한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 놓여있는 것이다.
해당 물양장 가운데 한 곳의 실태를 직접 확인해보니 예상보다 더욱 상황이 심각했다. 광도면 죽림리 31-2 일원에 위치한 물양장은 국유지 잡종지이므로 국유재산법에 의해 설치할 수 없는 영구시설물인 수산업 관련 가공공장이 10여 곳이나 들어서 있다.
게다가 불법 조성된 해당 물양장은 굴을 가공한 후 버려지는 폐기물인 굴 껍데기가 무단방치돼, 지나가는 통행 차량이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통영시가 강력한 단속을 펼치지 못한 이유는 명료하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어민과 어업조합들의 눈치만 보느라 취해야 할 행정조치를 방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지적공부 정리한 후 사용자로 하여금 사용료를 부과했다면 막대한 세수를 올릴 기회를 통영시가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 것에 시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영시민 A 씨는 “물양장 방치에서 보듯 것처럼 시가 낮은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중앙정부의 도움만 바라고 있다”면서 “시 스스로 세 수익을 확충하는 데 행정력을 모은다면 얼마든지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통영시 관계자는 “시의 해안선에 불법으로 설치된 물양장을 몇 개월 동안 전수 조사했다”며 “불법시설물, 개인점유 토지 및 미등록 토지에 대해 조달청과 협의한 후 토지등록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