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스포츠서울 등에 따르면 최근 회사 대주주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문래동 사옥과 회사 소유의 쌍문동 상가건물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스포츠서울 사옥 전경. 사진=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노동조합 등은 건물 매입 주체로 나선 팍스넷과 비정상적인 거래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팍스넷은 매각 대금을 현금이 아닌 전환사채(CB)로 납입한다는 매매 조건을 내세웠다. 대주주(강문중 한류타임즈 회장) 측은 팍스넷에 전환사채를 받고 건물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포츠서울 노조는 “전액 현금이 담보되지 않은 건물 매각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황철훈 스포츠서울 노조위원장은 “회사의 마지막 자산인 건물을 매각하면서 현금이 아닌 전환사채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팍스넷이 스포츠서울의 대주주격인 한류AI센터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거래는 누가 봐도 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부당 내부 거래”라고 주장했다.
사옥 매각 건이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리자 대주주 측은 지난 18일 건물매각 대금을 전환사채로 받고 일부를 할인해 현금화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스포츠서울은 내부적으로 비상총회를 열고 건물매각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팍스넷에 전환사채로 건물을 매각하고 전환사채를 할인해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대주주 측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현재 스포츠서울은 대주주 측의 요청으로 늦어도 23일 안에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 이사회에서 건물 매각에 반대하는 대표이사와 전무이사, 스포츠서울 구성원들을 배제하고 건물매각 안건을 통과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철훈 위원장은 “지금까지 강문중 회장의 모습은 대주주의 기본 도리마저 저버린 시정잡배나 전형적인 투기꾼의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스포츠서울 노조는 35년 역사와 전통의 스포츠서울이 더 이상 투기꾼들의 먹잇감으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스포츠서울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