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티비사랑’ 캡처
21일 방송되는 KBS ‘TV는 사랑을 싣고’ 정호근 편으로 꾸며진다.
그러나 2014년, 31년 차 베테랑 연기자였던 그가 무속인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느꼈으나 연기자로서의 삶을 위해 신내림을 받지 않으려 버티고 버텼다는 정호근.
그러나 이미 2명의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그는 목숨보다도 소중한 남은 자녀들에게 그 기운을 물려줄 수 없어 무속인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무속인이 된 후 제2의 인생을 살고있는 그를 가장 상심케 한 것은 올이 풀리듯 연거푸 무너져버린 인간관계. 무속인에 대한 편견으로 호형호제하던 인연들이 하나 둘 그의 곁을 떠나기 시작했던 것.
모래알처럼 흩어져버린 인연들은 그에게 깊은 상처와 회의감을 남겼지만 아직 떠나간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유일한 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연기 열정으로 똘똘 뭉쳤던 대학생 시절에 만나 정호근에게 훗날 대성할 배우가 될 거라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중앙대 연극영화과 선배이자 조교 형 이송.
촉망받는 연극영화과 학생이었던 정호근이 단역만 맡았던 무명 시절 그를 주연 배우로 연극무대에 서게 해줬던 연출가이자 철없었던 시절, 애정 어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던 친형 같던 선배.
연기자가 아닌 무속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지금, 형에 대한 고마움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다는 정호근.
무속인이 되고 홍해 갈라지듯 갈라진 인간관계 속에 조건 없는 애정을 쏟아 부어주었던 이송 형만은 무속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정호근을 있는 그대로의 ‘인간 정호근’으로 봐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추억여행을 떠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