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휴식일을 맞아 김광현의 라이브피칭 현장을 찾은 SK 시절 동료 제이미 로맥은 “(김광현이) 운동 신경은 타고났다”며 칭찬을 전했다. 사진=이영미 기자
―마이너리그 시절 경험한 마이크 쉴트 감독은 어떤 지도자였나.
“쉴트 감독은 참으로 멋있는 사람이다. 트레이 힐만(전 SK 감독)과 비슷하게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남이 잘 되길 바라며, 도와주는 걸 좋아하고,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돕는다. 그는 선수를 ‘선수’만이 아닌 ‘사람’으로 보고 선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선수의 가족 또한 아껴주고 관심을 표현한다. 김광현이 쉴트 감독과 함께 하게 된 건 아주 잘된 일이다. 쉴트 감독은 언뜻 조용해 보이지만 사실은 경쟁심이 아주 강하고 성격이 불같을 때도 있는 프로다. 그의 최고 강점은 대화와 선수 관리라고 본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제공하고, 선수들도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게 만드는 능력 있는 지도자다.”
―김광현의 투구 중 어떤 부분이 메이저리그에서 돋보일 수 있다고 보나.
“김광현은 빅게임 투수다. 미국 팬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큰 무대에서 투구를 선보였다. 아시아 야구는 흐름 자체가 매우 열정적이고, 김광현의 투구를 보려고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는 매번 팬들의 엄청난 응원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올림픽, WBC 대회 등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투수다. 물론 메이저리그는 또 다른 차원의 리그이겠지만 김광현이 하던 대로만 한다면 카디널스 팬들한테 큰 사랑을 받으며 자리를 잡을 것이다. 김광현이 이곳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광현의 라이브 피칭을 직접 본 소감이 궁금하다.
“김광현은 타고 난 선수다. 그가 투구하는 걸 보면 마치 어린 아이에게 공을 쥐어준 다음 던져보라고 했을 때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반응하고, 자신이 던져야 할 곳으로 정확히 던지는 것 같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피칭 관련해서 공부하고 그 방법을 익힌 다음 A-B-C-D 순서를 지켜 던지지만 김광현의 투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리듬과 흐름을 타는 듯하다. 정말 운동신경만큼은 타고난 선수다.”
―라이브피칭 현장에 구단 사장, 단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봤다. 그 장면을 어떻게 이해했나.
“카디널스 선수들이 김광현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팀메이트로서 그를 도울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카디널스는 어떻게 해서 김광현을 도울지, 어떻게 해야 그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상의하면서 응원하고 있다. 내 눈에는 그런 장면들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제이미 로맥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김광현의 호흡을 거론하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의 문화를 중시하는 이 팀의 환경이 김광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로맥은 인터뷰를 마치고 카디널스 훈련장과 맞닿아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 훈련장으로 넘어갔다. 옛 스승인 트레이 힐만 전 감독(현 말린스 코치)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미국 플로리다=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