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출연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는 최종화 시청률 27%로 자체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즌1 때 촬영이 모두 끝나고 나서 ‘시즌2 있으면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랬는데 시즌2를 또 하게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 시즌3에도 욕심이 생겨요. 3년 뒤에는 ‘돌담병원’이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그 시간에 맞춰서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요. 진짜 하고 싶거든요, 시즌2 끝나자마자 종방연에서 ‘시즌3 파이팅’을 엄청 외쳤어요(웃음).”
2016년 시즌1을 방영하며 ‘김사부 신드롬’을 일으켰던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김민재는 꽃미남 실력파 간호사 박은탁 역으로 분해 드라마 안팎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즌1로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김민재에게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었다. 비단 작품 그 자체뿐 아니라 동료 배우들에게도 김민재는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 첫째는 ‘김사부’ 역의 한석규였다.
“김사부는 은탁이에게도 그렇고, 김민재라는 사람에게도 그렇고 ‘이렇게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인 것 같아요. 정말 멋있고 존경할 수밖에 없는 리더라고 생각하거든요. 한석규 선배님은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타이틀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언젠가 선배님이 ‘아픈 건 좋은데,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듣는 입장에서 참 뭉클하더라고요. 정말 잘하고 싶으면 자신을 막 긁게 되잖아요, 피가 날 정도로. 자학하면서 ‘왜 난 안 되지?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런 생각들을 계속 하며 공허함과 우울함을 많이 느끼는데,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아파라’라고 하신 그 말씀이 너무 감사했어요. 저한테는 김사부가 곧 한석규 선배님이고, 선배님이 곧 김사부예요(웃음).”
김민재는 ‘김사부’ 역의 한석규에 대해 무한한 존경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냥 같이 촬영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굉장히 배려심이 많고, 착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잘 공감해주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한번은 제가 촬영 전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소주연 씨가 들어와서 갑자기 혼자 춤을 추는 거예요. 그게 ‘아무 노래’ 챌린지래요(웃음). 그렇게 춤추는 게 너무 귀여워서 ‘같이 하자’ 해서 함께 춘 건데, 저희가 원래 촬영장에서 막 춤추고 그런 거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냥 춘 건데 또 그런 (좋은) 반응이 나왔더라고요(웃음).”
‘김사부2’에서 스토리의 큰 축을 맡고 있는 펠로우 2년차 서우진 역의 안효섭과는 묘한 인연이 있다고 했다. 가수 연습생 시절을 함께 했던 그와 드라마 작품에서 만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사부’에서 다시 만났을 때 너무 웃겼어요(웃음). 열여덟 살에 같이 시간을 보낸 사람을 작품에서 만날 줄은 몰랐죠. 안효섭과 김민재에서 서우진과 박은탁으로 만나려다 보니 너무 어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거예요. 어제 종방연에서도 ‘같이 해서 너무 좋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끝냈어요. 오래 (연기를) 하다 보면 또 언젠가 같이 하는 일이 있겠죠?”
한때나마 가수의 꿈을 꿨던 만큼 김민재는 여전히 음악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다만, 연기를 하다 보니 ‘랩’과 이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사를 칠 때 자신도 모르게 리듬을 타고 있는 탓이라고 했다.
“연기하면서 대사를 칠 때 랩처럼 치게 되더라고요, 제가(웃음). 그 발음도 그렇지만 서 있는 자세라든지, 대사를 치면서 무의식중에 손동작을 저도 모르게 막 하고 있어요. 그래서 힙합을 끊다시피 했어요. 힙합에서 알앤비를 듣다가 또 발라드를 듣기도 하고, 최대한 (랩을) 제가 가둬두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음악에는 여전히 관심이 있어서 만일 음악 드라마가 들어온다면 거기서 터뜨리지 않을까요(웃음)?”
가수 연습생으로 4년을 보낸 김민재는 여전히 음악에 관심이 많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생각해 보니까 어릴 때부터 저를 보시는 분들이 다들 제가 어른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무슨 포인트 때문에 그러시는지 많이 생각해 봤어요. 목소리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제가 평소에 생각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과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또래 애들보단 좀 더 (성숙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가서도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이 저와 안 놀아주겠죠. 또래 친구들하고는 맞춰서 이야기하고 그래요(웃음).”
그런 그가 요즘 가진 고민은 “어떻게 하면 여가를 잘 보낼 수 있을까”라고 했다. 데뷔 후 5년. 필모그래피의 페이지를 하나씩 채우며 바쁘게 달려오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잘 쉴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가 됐다고. 이 숙제의 답은 아무래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스스로 찾은 듯 보였다.
“뭘 해야 잘 쉰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자기들도 잘 모르겠대요(웃음). 힐링은 자꾸 하라는데 뭐로 힐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취미가 바이크 타는 거긴 한데, 탈 때는 너무 좋지만 ‘나 오늘 바이크 탔으니까 힐링 됐어’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재미있다 정도거든요. 친구들하고도 같이 어울리면서 타고 다니기도 하는데… 이렇게 말하고 생각해 보니까 바이크가 저한테 힐링인 것 같네요(웃음). 저 언젠가 바이크 액션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바이크를 타고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