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SNS에 유포되는 부산지역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사례별로 정리해 발표했다. 부산시청 전경.
[일요신문]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가짜뉴스’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돼 부산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확인해 보면 대부분 허위이거나 왜곡·과장된 정보들이다.
사실을 알고 나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불안한 마음에 ‘혹시나’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부산시는 SNS에 유포되는 부산지역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사례별로 정리해 발표했다.
#“우한에서 왔다, 모두 떨어져라!”
시작은 1월 30일 한 유튜버가 끊었다. 부산도시철도 열차 안에서 유튜버 A 씨가 환자 행세를 하는 동영상을 업로드한 것. 동영상에는 “여러분, 전 우한에서 왔습니다. 전 폐렴입니다. 모두 저한테서 떨어지세요. 폐가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외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심한 기침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이 같은 말에 주위 승객들은 다급하게 자리를 뜨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 있던 승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A 씨는 곧바로 보건소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A 씨는 해당 영상 외에도 자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수차례 찍어 업로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렇듯 행동한 이유에 대해 ‘유명해지고 싶어서’라고 진술했다.
#사상구 빵집에서 끌려 나간 코로나19 여성 환자?
2월 2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상구의 한 빵집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끌려 나갔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유포됐다. 병원에 입원하라는 명령을 무시하고, 시내를 활보하다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에 의해 강제 이송됐다는 내용이다. 사진과 함께 해당 여성이 신천지 신도라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으면서 불안감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였다. 사상구 보건소는 “코로나19 관련 해당 사고는 접수되거나 보고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해당 여성이 왜 병원에 이송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사진 속 구급대원이 전신 보호복을 입고 있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뜨거운 물’, ‘헤어드라이어기’로 코로나 예방?
‘의사협회 긴급 권고사항. 뜨거운 물을 자주 마셔라. 코로나19는 열에 약함. 얼음물, 찬물은 좋지 않다’, ‘춘해보건대 총장입니다…외출 후 신경 쓰이는 옷이나 물품을 모두 헤어드라이기로 샤워시키세요. 그리고 걱정 마세요. 바이러스가 모두 죽었으니까요.’
최근 SNS를 중심으로 대한의사협회(의협) 권고사항·춘해보건대학교 총장이 작성한 것이라며 유포되는 메시지들이다.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조언이라 믿기 쉽지만, 사실 이는 모두 ‘가짜뉴스’다. 의협은 “의협의 대국민 권고라는 제목이 붙어 공신력을 더하는 이 내용은 의협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엄중한 시기에 가짜뉴스 공유는 국민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춘해보건대학교 측도 해당 메시지를 낸 적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춘해보건대학교 기획처는 24일 “춘해보건대학교 총장 명의를 도용해 SNS상에서 무분별하게 전해지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글을 작성한 사실이 없으며,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지 않도록 협조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정확한 정보는 시 공식 홈페이지, SNS에서 확인”
가짜뉴스가 계속 퍼지자 부산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지난 25일 시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부터 총 확진자 수, 당일 추가된 확진자 수, 격리 해제된 확진자 수를 바로 안내하는 식이다. 시 공식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서도 정보를 안내한다. 아울러 매일 오후 1시 30분에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일일상황을 공개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시 공식 채널 외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믿어서도 안 되고, 전파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며 “시민의 불안감을 키우는 가짜뉴스 확산을 막고,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