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정치권이 공방을 이어가자 의료계에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사진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을 질타한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박은숙 기자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대응TFT 위원장)는 2월 27일 KBS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정치인들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어제(26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장소에서 (정치권이) 굳이 공방을 벌일 필요가 있나”라며 “공방을 벌일 시간에 대책을 더 강구하고 ‘어떤 식으로 우리가 도와주면 되겠느냐’고 오히려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물어봐야 할 상황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그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감염병을 보는 전문가고, 저도 환자를 보는 의사 입장에선 (저런) 정치인들이 좀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방해만 하고 사는데 뭐 하러 국회의원을 하며 굳이 우리나라 사람을 괴롭게 하고, 방역하고 있는 사람을 부담스럽게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금 여기저기 다니며 지원책을 마련해야하는데, 불러서 화만 내고 있으면 ‘일이 어떻게 돌아가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의 공방을 겨냥한 것이다.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은 박능후 보건복지장관을 향해 “(질병관리본부장은) ‘중국이라는 고위험 지역의 입국자가 아무도 안 들어오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다”며 “장관께서는 애초부터 막았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장관이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정 의원은 “뭘 다했어, 뭘!”이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정 의원은 “다했는데 이런 결과가 생기나. (감염원이) 또 신천지 교회인가. 대구 시민인가. 이 숙주는 박쥐도 아니고 바로 문재인 정권이다. 그 밑에 있는 여러분들(보건당국)이다”라고 비난했다.
박 장관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었다. 애초부터 들어온 건 우리 한국인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정 의원은 “한국인을 그러면 수용해야지”라고 다그쳤다.
그럼에도 박 장관은 “하루에 2000명씩 들어오는 한국인을 어떻게 다 격리 수용을 하나”라며 “이 바이러스 특성은 검역에 걸러지지 않는, 열도 기침도 없는 것으로 우리 한국인들이 중국에 갔다가 들어오면서 감염을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