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수 보궐선거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김성찬(왼쪽) 정문호(오른쪽) 두 후보가 금품 살포 후보 경선 배제를 민주당에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요신문=함평] 강효근 기자=4·15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함평군수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3명의 예비후보가 격돌하는 가운데 금품 살포 의혹이 경선 쟁점으로 부각했다
지난 1일 오후 민주당 예비후보인 김성찬·정문호 두 후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함평군수 보궐선거서 금품 살포로 전라남도 선관위에 고발된 사건에 대해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해서는 금품 살포 의혹 후보자에 대한 경선 배제를 촉구했다.
이번 금품 살포 사건은 지난 2월 27일 모 언론이 함평군수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중 한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한 군민이 전라남도 선관위에 금품수수 내용을 자진 신고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성찬·정문호 두 예비후보는 함평군민 C 씨가 민주당 후보인 A 후보 측으로부터 지난 2019년 9월 20일경 금품을 받았다 내용을 기재한 자술서와 함께 금품을 살포한 민주당 모 예비후보를 사전 선거법위반의 혐의로 지난 27일 전라남도선관위에 고발했고, 그 자술서를 언론사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내용을 밝히며 금품 살포 예비후보에 대한 경선 배제를 촉구했다.
실제로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제보자)지난 2019년 9월 20일경 100,000원을 A 후보 측 관계자 D씨로부터 받고, 일주일 후 D 씨와 A 후보자가 동행해 제보자를 불러내어 인사를 나눈 후 A 후보자가 “잘 부탁한다”는 지지성 발언을 하고 A 후보자 앞에서 D 씨가 현금 30만원을 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함평 관내서 군수 후보로 출마한 후보들이 무차별 금품을 살포한다는 내용이 공공연히 소문으로만 돌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정식으로 거론되면서 향후 함평군수 자리를 놓고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내 경선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큰 쟁점으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구나 언론 보도 뒤 특정 후보 측에서 나온 해명성 글이 SNS를 통해 게재되면서 금품 살포 의혹 논란을 더 확산시키고 있다. 함평 정치권은 “언론에서는 이니셜로 표기되어 어떤 후보가 금품을 살포했다는 것을 알 수가 없었는데도 특정 후보 측에서 스스로 해명성 글을 내놓았다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격이다”며 해명성 글이 오히려 금품살포 의혹을 더 가중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자로 배포된 해명성 글에는 입장문이란 제목으로 “지난 2월 27일 매일일보서 나온 기사는 저와 함평군수 예비후보자가 금품을 뿌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며 “그러나 진실은 이렇습니다. 작년 8월 초순 이번에 선관위에 신고한 B 씨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과 팔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20여 년 동안 신고자 아버지와 모임을 함께하며 지냈던 저는 이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광주병원으로 문병을 가서 제 명의가 기록된 봉투에 위로금 10만 원을 담아 건네고 왔다”는 것을 밝혔다.
특정 후보와 동행에 대해서는 “사돈인 특정 후보 가족과 광주에 문상 갈 일이 있어서 광주 온 김에 병원에 들러서 가자고 자신이 제의해서 함께 B 씨를 병문안 했고, 그 특정 후보가 담배를 피운다고 먼저 병실을 나간 뒤 자신의 이름이 써진 봉투를 전달했다”며 특정 후보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찬·정문호 두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서 “정치부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지금 함평군민은 소통과 화합으로 군정을 이끌어갈 후보자를 원하고 있으며 정치 무관심과 혐오를 유발하는 금권선거를 벗어나 정책선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함평에서 잃어버린 더불어민주당 신뢰와 명예를 반드시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능력 있고 통합의 정신을 대변할 후보자 선출이 필요하다”며 “다시는 보궐선거가 함평에서 일어나서 안 된다는 절박한 군민의 심정과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시어 의혹의 당사자인 후보자의 경선 참여 배제를 강력히 당에 요청 드린다”고 민주당에 호소했다.
한편, 의혹의 당사자인 모 후보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추석 명절 전 함평에 거주하는 B 씨가 김치공장에서 손을 다쳐 평소 B 씨와 친분이 있는 사돈과 함께 광주 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그러나 돈을 준 적이 없는 단순한 병문안이었다”며 금품 살포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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