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무명 배우가 스트리밍 플랫폼인 ‘틱톡’에서 잠을 자다가 그만 유명인사가 돼서 화제다. 그저 라이브 방송을 켜놓은 채 잠만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하룻밤새 스타가 되고 만 것이다.
꿀잠 방송으로 100만 팔로어를 보유하게 된 중국 남성.
이런 유명세는 당초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라이브 방송을 한 목적은 사실 따로 있었다. ‘유안산’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 남성은 지난 2월 9일 자신이 잠을 자면서 코를 고는지 확인하기 위해 라이브 방송을 켜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깼던 그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수십만 명이 밤새 자신이 잠을 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약 80만 명의 새로운 팔로어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그날 이후로 팔로어들을 위해 열심히 잠을 자는 방송을 했다. 여러 날에 걸쳐 꿀잠 방송을 했고, 그 결과 그의 채널은 곧 1850만 명의 누적 시청자 수와 약 1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게 됐다.
이런 성공에 고무된 그는 본업인 연기자로 돌아가 시청자들에게 다른 콘텐츠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팔로어들이 원하는 콘텐츠는 오로지 그가 잠을 자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그가 연기를 하는 짧은 동영상을 올리려고 할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 잘 거예요?” “왜 안 자요?”와 같은 질문만 올렸다.
때때로 시청자들은 전혀 엉뚱한 시간에도 잠을 자라고 종용했다. 시청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오후 5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이런저런 요구를 거절하자 순식간에 약 5만 명의 시청자들이 팔로잉을 끊는 것을 보고 하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이런 날이 계속되자 결국 그는 얼마전 라이브 방송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는 ‘틱톡’을 통해 “그저 따분해서 잠을 자는 라이브 방송을 하기로 했던 것뿐인데 (누리꾼들이) 나보다 더 지루해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하면서 “더 이상 잠자는 방송을 하고 싶지 않다. 요 며칠 동안 방송을 보기 위해 들어와줘서 고맙지만 당분간은 다시 라이브를 할 생각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비록 연기자로서 인정은 못 받았지만 얻은 것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동안 시청자들로부터 약 7만 6000위안(약 1300만 원) 상당의 가상 선물을 받아 금전적인 이득도 얻었다.
한편 그의 이런 뜻밖의 성공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집에 틀어박혀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심심풀이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를 찾게 된 게 그 배경이라는 것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