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가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의 경우가 많다. 시‧도당이나 산하 단체 등을 거쳐 어느 정도 거름망을 타게 되는 전자와는 달리 후자의 경우는 외부에서 그 출신성분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논란이 가장 극명하게 불거졌던 경우가 은수미 성남시장의 케이스다. 앞서 지난 2018년 은 시장은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운전기사를 무상지원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약 1년 6개월 간 이어진 재판의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아 시장직 상실 위기에 처했다.
코마트레이드의 대표는 성남 지역의 폭력조직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은 시장의 운전기사는 코마트레이드 임원의 소개를 받아 채용했다. 차량 역시 코마트레이드가 제공했으며 운전기사의 월급도 코마트레이드에게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은 시장 측은 “자원 봉사라고 생각했다. 정치활동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해당 운전기사가 지지자로서 운전기사를 자원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당시 재판을 담당한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노경필)는 “교통편의를 기부 받는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1년 동안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차량과 운전 노무를 제공 받았다”며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해야 할 정치인의 책무 및 정치 활동과 관련한 공정성·청렴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버린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공직자 개인의 문제라기에 앞서 지역 정가 내에서 인물을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에게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후보들과는 달리 선거운동원이나 일명 ‘측근’으로 분류되는 선거캠프의 핵심 인물들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같은 논란을 다뤘던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한 지역자치단체 관계자는 “연쇄살인마가 자원봉사나 선거운동원 등록을 해도 된다. 그런 현상을 필터링할 시스템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4‧15 총선을 위해 바쁘게 달리고 있는 충남 지역 정가에서도 이 같은 ‘연줄 측근’과 그에 따른 ‘필터링 문제’를 두고 쉬쉬하면서도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정 후보를 겨냥해 “전직 폭력배 출신 등 문제가 있는 측근으로 인해 총선 전부터 발목이 잡힐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후보에 대한 검증이 끝나면 그 다음엔 그 후보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퍼지는데, 측근이 문제 인물일 경우엔 후보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이전까지는 꼬리 자르기로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앞선 사례들이 있어 상대가 ‘후보가 몰랐을 리 없다’고 나온다면 골치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전에 논란이 가라앉길 바랄 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더 큰 문제는 선거철마다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등 유력 후보에게 붙으려 하는 지역 건달들과 그들로 인해 불거지는 각종 이권 다툼”이라며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되는데도 여전히 이들을 원천 배제할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늘 같은 일이 벌어진다. 후보가 먼저 위험성을 인지하고, 위험분자를 미리 없애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lyo08@ilyo.co.kr
-
충북도, 코로나19 심신치유 초중고 학생 승마체험 신청 받아
온라인 기사 ( 2021.03.04 08:43 )
-
청주 낭성면 주민 "초정~보은간 송전선로 건설 중단하라"
온라인 기사 ( 2021.03.02 18:06 )
-
청주시향 단원 포함 충북 코로나19 13명 확진…누적 491명
온라인 기사 ( 2020.12.10 1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