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지역 경선에서 정치신인으로 공천을 받은 (왼쪽부터)익산갑 김수흥, 정읍고창 윤준병 예비후보
민주당이 지난 5일 전주시갑과 전주시을, 남원시임실군순창군 등 3개 선거구를 마지막으로 10개 선거구에 대한 경선을 마감한 결과 8곳에서 전·현직 의원들과 기성정치인이 공천을 받았다.
공천에 성공한 전·현직 의원은 16,17,18대 3선의 이강래 후보(남원임실순창)을 비롯 17대 한병도(익산을), 19대 김윤덕(전주갑)·이상직(전주을)·김성주(전주병), 현직 20대 안호영(완주진안무장) 등 6명이다. 군산 신영대 후보는 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민주당 김관영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던 경력이 있고 김제부안의 이원택 후보는 제8대 전주시의원 출신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한 정치신인은 전주갑 김금옥 전 청와대 행정관과 전주을 이덕춘 변호사, 군산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익산갑 김수흥 전 국회 사무차장, 정읍고창 고종윤 변호사와 권희철 아주에이앤시(주) 대표이사 등 6명.
그러나 당초 정치신인과 여성후보 가점 등으로 유력 경선후보로 부상했던 신인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최종 공천이 확정된 신인은 익산갑 김수흥 국회 사무차장과 정읍고창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 2명에 불과했다.
군산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현역인 김관영 의원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으나 부동산 투기 스캔들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당에서 강한 하차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고 말했다.
정읍고창의 고종윤 후보와 권희철 후보는 윤준병 후보의 단수공천으로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들은 이에 대해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선에 오른 신인은 전주갑 김금옥, 전주을 이덕춘, 익산갑 김수흥 후보 등 3명이다. 이중 김수흥 후보만 경선에서 3선의 이춘석 의원을 꺾어 파란을 일으켰으나 나머지 2명은 정상을 눈앞에 두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들은 신인과 여성 등의 가산점 10~25%를 등에 업고 새 얼굴을 앞세워 세대교체를 부르짖으며 강력하게 압박했지만 얼굴을 알리기에도 벅찼던 선거운동 기간에다 코로나19까지 들이닥쳐 사실상 손발이 묶이면서 제대로 힘조차 써보지 못했다.
전주갑의 김금옥 후보는 청와대 출신으로 여성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지역구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상대 후보인 김윤덕 전 의원을 강하게 압박했다. 김 전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낙선 전력에다 유권자들이 상당한 피로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경선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김 전의원의 20대 총선 낙선이후 성실하게 관리해 온 조직력이 막강한데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과 코로나19가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해 세대교체 바람과 가산점 25%라는 뒷심을 무력화시켰다.
김금옥이라는 강력한 정치신인을 제압한 김윤덕 전 의원은 현역인 민생당 김광수 의원과 리턴매치를 벌이게 된다. 민주당 바람이 거세지만 현역 프리미엄에다 성실한 의정활동을 인정받고 있어 1대 1 구도가 전개될 경우 예측이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전주을 경우 이상직 전의원과 최형재 지역위원장의 맞대결 구조에 이덕춘 변호사가 가세하면서 2강 1약 구도로 시작됐지만 민주당과 기성 정치인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바꾸자’를 기치로 표밭갈이에 나서 뜻밖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선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최형재 후보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컷오프를 당하자 경선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 변호사의 새얼굴 선풍에 최형재 후보의 컷오프에 반발한 세력들의 역선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승부는 미궁에 빠졌다.
전주을의 이덕춘 변호사도 짧은 선거운동기간과 코로나19가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내면서 지역구에 들인 공과 꾸준한 조직관리로 구축해놓은 벽이 너무 높고 견고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정치신인들이 세대교체를 앞세워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으나 전·현직 의원들과 기성 장치인들이 오랫동안 닦아놓은 조직과 지명도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정치신인과 여성후보 등에게 가산점을 부여해도 현행 권리당원50%, 일반유권자 50%의 경선방식은 기성 정치인의 프리미엄을 이길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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