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가 친모 송 아무개 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구하라 빈소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3월 2일 고 구하라의 오빠 구호인 씨는 친모 송 아무개 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제기했다. 민법 상 고인의 유산에 대한 상속권은 부모에게 있다. 고인의 부친은 “평생 일만 하느라 부모 노릇 못해준 게 미안하다”며 상속권을 구호인 씨에게 넘겼지만 이는 상속권의 50%에 불과하다. 구하라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출한 친모에게 나머지 50%의 상속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가 제기됐다.
사실 유명인이 세상을 떠난 뒤 이처럼 고인이 남긴 유산을 두고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간에 잘 알려진 사건도 많지만 물밑에서 조용히 분쟁이 진행된 경우도 있다.
가장 많은 화제를 양산한 이는 역시 고 최진실이다. 그만큼 불행의 연속이었고 안타깝게도 최근 또 다른 이슈까지 불거졌다. 시작은 고 최진실과 이혼한 두 자녀의 친부 고 조성민과 외삼촌인 고 최진영 사이의 분쟁이었다.
2004년 이혼 당시 두 자녀 최환희 군(19)과 준희 양(17)의 친권과 양육권은 모두 최진실이 가져갔지만 최진실의 사망으로 조성민의 친권이 부활했다. 고인의 상속권은 두 자녀에게 있지만 조성민이 미성년자인 두 자녀 상속 재산을 친권자로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 최진실 사망 이후 동생 최진영이 이들 남매를 입양하려 했지만 조성민이 반대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법은 친부인 조성민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논란은 조성민이 양육권, 재산관리권, 법률행위 대리권 등을 모두 두 자녀의 외할머니에게 넘기면서 일단락됐다. 그렇지만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몇 년 뒤 최진영과 조성민도 모두 사망하는 비보가 들려온 것.
최진실 사망 이후 두 자녀의 친권 문제가 상속 재산 관리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되자 ‘한부모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 주관으로 조성민의 친권 행사 반대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사진=일요신문DB
친부 조성민의 유산에 대한 상속권 역시 두 자녀에게 있다. 이 가운데에는 경기 남양주 소재 총 730평 규모의 땅과 3층 건물(감정가 22억 원)도 있다. 이 건물은 조성민의 부모가 20년 이상 거주해왔으며 소유자는 조성민이었다. 조성민 사망 이후 두 자녀에게 상속됐다. 상속 재산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가진 이들 남매의 외할머니 정옥숙 씨(고 최진실 어머니)는 ‘조주형 씨(고 조성민 아버지)가 건물을 불법 점유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며 퇴거 및 건물인도명령 소송을 냈다.
이를 단독 보도한 ‘더팩트’에 따르면 양측은 건물 1층 식당 임대료와 옥상 이동통신 안테나 설치 임대수익 등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 씨가 건물 매매를 시도하면서 조 씨 부부 퇴거 문제로 갈등을 빚어 소송이 불거졌고 법원은 조 씨 부부의 퇴거를 결정했다. 다만 건물 매매까지 조 씨 부부의 거주를 보장하고 점유권에 따른 2억 5000만 원을 보상해주라고 판결했다.
사망한 스타의 재산을 두고 벌어진 최악 사건의 주인공은 고 박용하 매니저다. 2010년 6월 고 박용하가 사망한 이후 매니저 이 아무개 씨는 일본의 한 은행에서 고인의 도장으로 고인 명의 통장에서 2억 4000여 만 원을 인출하려다 실패했다. 이 씨는 박용하 장례식장에서 상주 노릇을 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심지어 장례 첫날에는 실신까지 했다. 그런데 이 씨가 이 돈을 인출하려 한 것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고 고작 1주일여 뒤였다.
현금 인출에 실패한 이 씨는 소속사 사무실에서 720만 원 상당의 사진집과 2600만 원 상당의 음반과 사진, 카메라 등을 훔쳤다. 이후 회사 법인인감까지 훔쳐 태국으로 잠적했다. 1년여 뒤에 귀국해 한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로 복직한 이 씨는 고 박용하 유족의 진정으로 재판에 회부돼 1심에서 징역 8월형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 씨에 대한 채용금지를 결정했으며 일본에서도 매니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연예관계자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와 유사한 사망 연예인이 남긴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더 많다고 얘기한다. 다만 세상을 떠난 스타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터라 쉬쉬하는 경향이 짙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것. 가장 유명한 사례는 세상을 떠난 스타 A 부모의 이혼 소송이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A의 부모는 이미 별거 중이었다. 이혼할 경우 행여 A의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법적으로만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A는 어머니와 함께 지냈지만 아버지와도 각별한 관계였던 터라 종종 아버지를 만나곤 했다. A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부모는 이혼을 결심했다. 이미 부모 가운데 한 쪽은 다른 이와 사실혼 관계였다. 위자료와 재산분할 등 기본적인 이혼소송 요건에 A의 유산 상속까지 얽힌 이혼 소송이었다.
A가 사망한 뒤에도 그의 소속사는 부모의 이혼 소송이 기사화되는 걸 막으려 무척 애를 썼다. 특히 한 쪽이 상대방의 사실혼 관계 등을 언론에 폭로하려 해 소속사에서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