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보통 고양이들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또 어떤 고양이들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 오히려 너무 주인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주인이 귀찮아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런던의 레베카와 알렉스 메이 부부가 키우는 반려묘인 ‘지기’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그렇다.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고양이가 가슴팍 위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다거나, TV를 보는 다섯 시간 내내 무릎 위에 누워있기도 한다. 부부는 “지난 3년 동안 ‘지기’는 한시도 우리 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소파에 앉기도 전에 소파 근처로 다가와서 자리를 잡을 준비를 하며, 일단 자리에 앉으면 어떻게든 무릎이나 등, 혹은 어깨에 올라타곤 한다. 만일 책상에 앉아있으면 뒤에 다가와서 자기를 봐달라며 소리를 지르곤 한다. 문을 닫으면 씩씩거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털어 놓았다.
이렇듯 항상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지기’를 위해 얼마 전 알렉스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렸다. ‘지기’를 위해 가짜 무릎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낡은 바지에 이불 커버와 수건, 전기장판 등을 채워넣고 소파 위에 올려놓아 ‘지기’가 쉬도록 한 것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알렉스는 “가짜 무릎을 보자마자 ‘지기’가 곧바로 그 위에 올라앉았다”라면서 “몇 시간 동안 가짜 무릎 위에 앉아있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와 떨어져 있는 가장 긴 시간이었다”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알렉스는 “그렇다고 완전히 속아넘어간 건 아닌 것 같다. 어차피 가짜 무릎을 항상 펼쳐놓기에는 조금 소름 끼치니까 가끔 필요할 때만 사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