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 매장에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오픈투어 기념품
첫 집결지는 양평에 있는 휴게소인 양평 만남의 광장이다. 오래간만에 오전 일찍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는 기분이 좋다. 아침에 알람을 한 번 꺼버리는 바람에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 다행히 딱 시간을 맞췄다. 먼저 도착한 나경남 기자가 여느 때처럼 멀리서 손을 흔들어 반겼다.
강원도를 향해 달렸다
첫 번째 행선지는 양만장 근처의 해장국집이었다. 최근 따라 입에 침 고이게 생각나던 식당인데, 출발하기 전에 식사를 먼저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에 잽싸게 ‘어무이맛’을 먹고 싶다고 해서 가게 되었다. 뜨끈한 국물을 떠먹으니 아침나절 쌀쌀했던 몸도 풀리며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봄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강원도의 경계를 넘어서는 고갯길이 재미지다. 할리데이비슨 바이크에 딱 어울리는 잔잔한 와인딩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세나 블루투스를 통해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대화 내용의 대부분이 ‘좋다’ ‘행복하다’ ‘재미있다’로 갈무리된다. 이럴 때면 참 오토바이 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할 때 더 재미있다
이번 투어는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로우라이더S, 팻밥114, 브레이크아웃 그리고 소프테일 슈퍼로우가 함께했다.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브레이크아웃114
나의 투어 파트너는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브레이크아웃114였다. 길게 뻗은 핸들바와 포워드 스텝으로 당당한 자세가 연출되고 밀워키에이트 114엔진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파워가 인상적인 모델이다.
쭉 뻗은 직선주로를 달려가는 쾌감이 있다
이 바이크의 압권은 역시나 240mm 초광폭 타이어다. 드래그 레이스 머신에서 영향을 받은 스타일로 과잉된 접지력으로 노면을 짓누르며 힘차게 달려나갈 수 있다.
240mm 초광폭 타이어가 인상적이다
스로틀을 열면 두툼하고 큼직한 스트로크가 엉덩이 아래로 기분 좋은 펀치를 날린다. 배기음이 등 뒤로 슬며시 퍼져나가며 길고 구불거리는 와인딩 로드를 수놓는다. 저 멀리 산기슭이 보이더니 그 뒤로 슬쩍 눈 덮인 산봉우리가 나타났다. 3월에 설봉이라니 묘한 느낌이다.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팻밥 114
“역시 할리데이비슨은 함께 달릴 때 가장 즐겁군”
블루투스로 상대방의 목소리가 넘어왔다. 시속 70km/h 정도의 아주 기분 좋은 속도였고 네 대의 바이크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주행을 하고 있다. 길은 적당히 구불거렸고 저 멀리 봄을 준비하는 밭뙈기 위로 햇살이 떨어졌다.
어느 외딴 도로에서 잠시 쉬어갔다. 이런 발견이 바이크 투어의 묘미다
투어 중간에 바이크를 바꾸어가며 다른 차량의 특성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뉴모델인 로우라이더S가 가장 궁금했다. 다이나 패밀리가 없어질 때 함께 사라져서 아쉬웠는데, 새로운 소프테일 패밀리로 다시 돌아와 기쁘다.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로우라이더
낮고 긴 차체와 적당히 박력 있는 포지션이 잘 어울렸다. 고광택 블랙 컬러로 꾸민 연출도 마음에 든다. 114큐빅인치(1863cc)의 큼직한 한방 한방이 터질 때마다 기분은 또 얼마나 좋은지.
잔잔한 풍경에 마음이 다 녹는다
한참을 더 달려 할리데이비슨 원주점에 도착했다. 첫 방문이라 왠지 모를 설렘에 기분이 좋다. 이제 시즌 오픈 투어의 하이라이트 기념 배지를 받을 차례다.
할리데이비슨 원주점에 도착했다
그동안 할리데이비슨은 여느 브랜드보다 더 먼저 시즌 오픈 투어를 진행해왔다. 올해도 이미 2월 중순에 웨이크업 투어Wake up Tour가 예정되어 있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단체 라이딩 위주의 시즌 오픈 투어 대신 매장에 방문하는 모든 라이더에게 기념 배지를 주는 개별 이벤트로 변경했다.
매장에서 얻을 수 있는 기념 배지
여기서 포인트는 타 브랜드 오너라도 참가할 수 있도록 오픈해 놓은 것인데 매장 담당자에게 물으니 실제로 타 브랜드도 많이 온다고 답했다. 개별적으로 오기도 하고 소그룹을 만들어 들리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2020 시즌 오픈 투어를 함께한 모터사이클 전문 기자 동료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딘가 나가기도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큼 다가온 봄을 그냥 보고만 둘 수 없지 않은가.
이민우 모터사이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