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한 학기를 보낸 박은수 후보의 공보물. 사진=박은수 후보 소셜 미디어 캡처
비례대표 후보 명단 공개 후 박은수 후보 이력이 도마에 올랐다. 박은수 후보가 연구원으로 들어가게 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엄마 찬스’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됐다. 엄마 찬스란 부모가 가진 영향력으로 자녀가 혜택을 입는 걸 뜻한다. 박 후보 모친은 이재숙 청주시의원이다.
박 후보가 재직 중인 국가위기관리연구소의 이재은 소장은 박 후보 모친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후보는 일요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학원 입학한 뒤 처음 본 사람이다. 저희 어머니와 동향 출신이지만 성만 같고 10촌 이상 되는 이 씨 집안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 또한 저희 어머니께서 충북대 대학원을 다니고 계신데 어머니가 이 소장 제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모친 이재숙 시의원 역시 “먼 집안 사람으로 친분이 있고 동향 후배”라고 했다.
박 후보가 지난해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과정에서도 모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박 후보는 2019년 9월 2일부터 9월 10일까지 7박 9일간 스웨덴과 덴마크를 다녀왔다. 이 여행은 충북시민재단이 2019년 5월 추진한 ‘충북NGO상근활동가 국외 연수 지원 사업’의 일환이었다.
재단은 소요 경비 220만 원 가운데 120만 원을 지원해 줬다. 지원 대상은 충북 지역 비영리 혹은 NGO 단체에서 급여를 받는 상근 활동가이며 재직 중인 기관이나 단체에서 근무 경력 3년 이상 된 사람에게만 한정됐다. 박 후보자는 당시 대학을 졸업한 지 3개월 지난 시점이었다. 상근 경력을 쌓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모친인 이재숙 시의원은 “내부적으로 이 프로그램에는 일반인 몫이 있었다. 선진 문물 보고 오라고 내 돈 들여 보냈다. 입금 내역을 공개할 수 있지만 공인인증서가 집에 있는 컴퓨터에 있고 어느 통장에서 송금했나 기억이 안 난다. 휴대전화를 오늘 바꿔서 인터넷 뱅킹도 안 된다. 마음의 여유가 없고 지금은 시간상 마음이 조급하니까 충북시민재단에 확인해 달라”고 했다.
충북시민재단 관계자는 “총 5명을 선정했는데 내부적으로 알음알음 가겠다는 사람 3명도 함께 갔다. 활동가 자녀 등 추가된 일반인은 자비 220만 원을 내고 함께 갔다. 지난해에는 박은수 후보가, 지지난해에는 박은수 후보 동생이 다녀왔다”고 말했다. 수많은 지원자가 몰렸던 이 프로그램에 박은수 후보와 그 동생은 엄마 찬스를 이용한 셈이다.
2019년 10월 12일 올라온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숙 청주시의원, 박은수 후보. 사진=박은수 후보 소셜 미디어 캡처
박 후보 모친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문화위원장 출신으로 참여연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인연이 깊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이었을까. 박 후보 과거 경력을 살펴보면 박 시장과의 인연이 눈길을 모은다. 박 후보는 비례대표 심사 과정에서 2018년 지방선거 때 박원순 시장의 청년특보 활동 이력을 소개했다. 종종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박 시장과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