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시범경기 중단과 함께 개막전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로버트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국가적 비상 상황이라 개막전을 연기한다. 메이저리그 선수와 관계자, 수백만 팬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동부시간 기준 13일 오후 4시 이후 모든 시범경기가 중단됐다. 정규리그도 최소 2주 이상 연기했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4월 10일 개막 예정이었던 마이너리그 시즌도 연기됐다.
미국 현지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중단됐고 정규리그 개막도 연기됐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시즌 개막을 강행할 예정이었다. 중립 지역 개최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지난 11일 미국프로농구(NBA) 유타 재즈 선수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 취소는 물론 정규리그 전면 중단이 선언됐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도 잇달아 리그 중단을 선언하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는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만원 관중을 이룬 곳도 있을 만큼 시범경기는 야구 좋아하는 팬들에게 중요한 볼거리와 놀이 문화였다. 특히 시범경기가 후반부에 접어들었고, 시즌 개막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범경기 중단 소식은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13일 오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시범경기 일정 중단이 발표되자 구단은 물론 선수들도 대혼란에 빠졌다. 개막이 최소 2주 이상 연기됐다고 하지만 2주 후 정규시즌이 시작될 수 있을지, 정규시즌이 시작된다면 그 전까지 스프링캠프는 진행이 돼야 할지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두 차례 등판을 마치고 오는 3월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개막전 선발로 나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모든 게 ‘올스톱’되면서 류현진의 스케줄도 불투명한 상태다. 류현진뿐 아니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모두 팀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언제까지 스프링캠프지에 남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를 취재 중인 미디어 관계자들은 앞으로 훈련장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례로 류현진 소속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4일까지만 미디어에 훈련장을 오픈하고, 이후에는 미디어 출입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모든 걸 ‘셧다운’시켜 버렸다. 문제는 메이저리그 개막을 최소 2주 후로 연기했다고 해도 4월까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이냐는 점이다. 만약 4월 이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경기 축소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