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논란’이 불거진 ‘워크맨’의 지난 11일 방송 화면. 사진=‘워크맨’ 캡처
‘워크맨’의 제작사 스튜디오 룰루랄라 측은 일베 논란이 불거졌던 자막에 대해 2차 사과문을 내고 “제작진에 따르면 ‘노무(勞務)’라는 자막을 사용하는 과정에 정치적 함의나 불순한 의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으며, 워크맨 제작진은 ‘일베’라는 특정 커뮤니티와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디지털 콘텐트 제작진이 해당 자막으로 인한 파장을 예상치 못했다는 사실과 이런 상황을 야기한 관리 프로세스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관리자와 제작진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과와 해명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대중들은 ‘워크맨’에 ‘일베’라는 낙인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이번 ‘노무’ 자막 사태 뿐 아니라 ‘워크맨’의 이전 방송에서도 일베를 의심할 만한 몇 가지 단서들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
앞서 ‘워크맨’은 민속촌을 다룬 22화에서 단소 판매자가 단소를 부는 장면에 ‘두브레이션’이라는 자막을 넣었다. 머리 두(頭)에 영어 바이브레이션(진동)을 합쳐 머리를 흔들며 소리에 바이브레이션을 넣는 판매자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라는 게 ‘워크맨’ 측을 옹호하는 구독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두부’를 연상하게 하는 이 같은 자막으로 인해 ‘워크맨’의 첫 일베 논란이 불거졌다. ‘두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인 두부(머리) 외상을 두고 일베 이용자들이 조롱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여기에 더해 27화 게스트하우스 편에서 일베 이용자들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노알라(노무현+코알라)’를 연상하게 하는 ‘노 알람’이란 자막이 나온 점 등도 제작진의 ‘일베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 같은 논란을 촉발시킨 ‘노무 자막’과 관련해 제작진 측은 1차 해명에서 “해당 단어를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터넷 유행어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구독자 수를 모아 왔던 ‘워크맨’인 만큼, 일반 네티즌조차 익히 알고 있는 일베 용어 또는 그와 유사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편 현재 ‘워크맨’에 출연 중인 방송인 장성규는 14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무 말 없이 검은색 사진 만을 올리는 등 의미심장한 게시물로 눈길을 끌었다. 자세한 사정은 적혀있지 않지만 ‘워크맨’의 일베 논란과 관련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하는 ‘워크맨’ 제작진의 2차 사과 전문.
‘워크맨’ 자막 논란에 대한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제작진에 따르면 ‘노무(勞務)‘라는 자막을 사용하는 과정에 정치적 함의나 불순한 의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으며, 워크맨 제작진은 ‘일베(일간 베스트)’라는 특정 커뮤니티와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스튜디오룰루랄라는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디지털 콘텐트 제작진이 해당 자막으로 인한 파장을 예상치 못했다는 사실과 이런 상황을 야기한 관리 프로세스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스튜디오 룰루랄라는 관리자와 제작진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워크맨’을 기다려주신 구독자, 그리고 저희 콘텐트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