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 격리 기간 중 일본여행을 갔다가 국립발레단에서 해고 당한 발레리노 나대한. 사진=Mnet ‘썸바디’ 캡처
지난 16일 국립발레단은 나대한에 대해 해고 처분을, 그와 함께 자가 격리를 어긴 솔리스트 김희현, 수석무용수 이재우에게는 각각 정직 3개월과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김희현과 이재우는 자가 격리 기간 동안 사설 학원에 특강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립발레단은 지난 2월 14일부터 15일까지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했다.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남에 따라 발레단 단원 전체에 대해 같은 달 24일부터 3월 1일까지 일주일간 자체 자가 격리 조치를 내렸다.
나대한은 이 기간에 외부에 알리지 않고 몰래 여자친구와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이 같은 사실은 나대한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국립발레단 강수진 예술감독 이름으로 직접 공식 사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자가 격리 기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해고 처분을 내린 것은 엄격한 처사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익 활동이 아닌 단순 여행이었고 당시는 현재만큼 코로나19의 심각성이 대두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다소 과한 처분이 아니냐는 것.
그러나 문제는 당시 일본의 상황이었다. 앞서 신천지 2차 집단 감염으로 인해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던 대구경북 지역을 주시하고 있던 일본은 2월 27일 자정을 기점으로 대구, 경북 청도군에서 2주 이내에 머문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거부하고 있었다.
나대한이 자신의 행적을 솔직하게 밝혔다면 그의 입국은 거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그가 일본에 무사히 입국했다는 것은 대구 방문 사실을 숨긴 채 입국 서류를 허위로 기재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일본 내에서는 SNS와 언론보도 등으로 한국의 자가 격리자 관리 소홀을 꼬집으며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세가 한국의 탓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반대로 국내에서는 나대한에 대해 “나라 망신을 시켰다”며 국립발레단 측에 거센 항의를 이어갔다. 나대한에 대한 국립발레단의 엄격한 징계 처분은 이 같은 국내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발레단의 징계는 17일부터 적용되며, 징계를 받은 각 단원들은 14일 내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