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찬스와 프리맥스는 선입형 질주 습성을 지녔고 혈통도 뛰어나 앞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나이스찬스(3세·거·2전2/0/0·유연훈·김영관 부:DECLARATION OF WAR 모:OVERLY TEMPTING 레이팅:59)
김영관 마방은 대한민국 최고다. 대부분의 마필들이 소위 변마 없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나이스찬스는 가장 기대치가 높은 유망주로 평가된다. 주행 심사부터 심상치 않은 발걸음을 보이더니 실전에서 2전 전승을 기록했고, 경주 내용도 상당히 좋았다. 또한 540kg대의 거구임에도 뛰어난 스피드와 안정된 주행 자세를 보여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데뷔전에서 단승식 1.8배라는 압도적 인기를 모았다. 경주거리가 1000m가 아닌 1300m이었음에도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이유는 주행 심사 모습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기록이 무려 1분 01초 7(건조 3%)로 매우 빨랐고, 선입으로 안정된 전개를 펼쳤으며, 막판 탄력도 매우 좋았다. 특히 543kg의 육중한 체구에도 부드러운 주행 자세를 보였기에 팬들의 믿음은 더욱 강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외곽 게이트인 9번에서 출발, 빠른 스타트로 여유 있게 2선에서 선입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두 번째로 돈 후, 막판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질주로 선행을 나섰던 치트키를 따돌리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위권과 차이는 2마신으로 크지 않았지만, 느낌은 그 이상이었다. 한마디로 영원히 잡을 수 없는 2마신이었다. 그만큼 경주력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막판 30m 부근부터는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기록도 매우 빨랐다. 3% 건조 주로였음에도 1분 20초 4의 우수한 기록이 작성됐고, 막판에 제어했음에도 LF(막판 200m)가 12초 9가 나올 정도로 빨랐다. 화려한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우승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더욱 거리를 늘려 1600m 중거리에 출전했고, 역시 상대를 압도하며 완승을 거뒀다. 게이트는 12번(끝번)으로 가장 불리했지만, 출발부터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하며 여유 있게 선행에 나섰다. 이후 페이스를 안배하며 선행을 내주지 않은 채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막판에는 더욱 격차를 벌리며 5마신 차이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번에도 우승을 확신한 듯 막판 100m부터는 제어하며 잡고 오는 여유까지 보였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데클러레이션오브워(Declaration of war)는 씨수말로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평가하기 어렵지만, 현역 시절 성적은 매우 좋았다. 블랙타입에서만 4승 2위 1회 3위 2회 포함, 총 13전 7승을 거두며 187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또한 평균 우승 거리가 1780m로 전형적인 장거리 혈통이란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조부마 워프런트(War front)는 1990년대 초까지 최고의 혈통으로 평가받았던 댄지그(Danzig)의 자마로, 2013년 리딩사이어 5위를 비롯해 매년 상위권에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우수한 혈통이다. 모마 오벌리템팅(Overly Tempting)도 현역시절 블랙타입 2위 2회와 3위 1회를 포함, 14전 3승 2위 2회 3위 3회를 기록하며 20만 달러의 비교적 많은 상금을 벌었다.
2전 만에 빠르게 3군에 올라갔는데, 향후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서울의 ‘마크스토리’와 ‘어마어마’처럼 부산에서는 나이스찬스가 단연 유망주 1위다. 좋은 체격과 주행 자세를 지녔고, 뭐니 뭐니 해도 최고 조교사 김영관 소속이란 점에서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유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
#프리맥스(3세·수·4전2/1/0·김호진·임봉춘 부:RACE DAY 모:STATELY APPEAL 레이팅:59)
프리맥스는 슬립웰(외3, 2전 2승)과 함께 임봉춘 마방의 미래를 책임질 외국산 3세 쌍두마차다. 주행 심사와 데뷔전에서 엄청난 능력을 과시했다가 잠시 주춤했지만, 직전 3군 승군전 첫 도전에서 두 번째 우승을 거두며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전망이 밝아 보인다.
데뷔전에서 단승식 1.3배라는 압도적 인기를 모았고, 결과 역시 압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빠른 출발을 보이며 선입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후, 4코너부터 외곽에서 선두그룹에 가세했다. 직선주로에서는 더욱 격차를 벌려 나갔다. 결국 2위마 기븐위켄드를 5마신 차로 따돌리고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기록이 무려 59초 6이 나왔다. LF도 12초 3으로 매우 빨랐는데, 중요한 것은 막판 100m부터는 추진을 멈추고 제어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 필자도 기대 이상으로 잘 뛰었다는 평가와 함께 높은 점수를 준 기억이 난다.
두 번째 경주는 과천시장배(L) 대상 경주였다. 출전마 14두 중 7위에 그쳐 개인적으로 실망했다. 물론 인기 순위가 4위에 그쳤고, 편성도 매우 강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걸음과 전혀 달랐다. 부진 원인을 굳이 찾자면 데뷔전과 달리 반 박자 늦은 출발을 보였고, 이후 엄청나게 빠른 페이스를 쫓아가다 힘 안배에 실패했다. 아무튼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결과였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단승식 2.0배로 인기 1위를 기록했지만, 결과는 ‘목’ 차이의 아쉬운 2위였다. 1000m에 1번이라는 절호의 찬스를 맞아, 안쪽 선입의 최적 전개를 펼쳤음에도 2위에 그쳤다. 냉정하게 보자면 그만큼 능력이 모자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데뷔전이 워낙 강렬했기에 많은 기대를 했으나, 이후 두 번의 경주는 분명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네 번째 경주는 3군 첫 도전이었는데, 데뷔전에 이어 오랜만에 우승을 맛봤다. 1200m 경주에 10번이라는 불리함이 있었지만, 외곽선입으로 2선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에 끈기를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따냈다. 물론 인기 순위는 1위였지만, 바램, 마이호크, 문학보스, 브레이브퀸 등 강자들이 즐비한 경주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레이스데이(Race day)는 지난번 ‘마이티고’에서 밝힌 대로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된 신예(?)인데, 국내에 도입된 자마 7두 중 삭스고, 정상백호, 문학보스, 마이티고 등 5두가 벌써 3군에 올랐다. 또한 조부마가 2014년부터 3년 연속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태핏(Tapit)이란 점에서 기대치를 좀 더 높게 보고 싶다.
현재 3군에 속해있는데, 상위군의 장거리 경주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혈통적으로도 장거리 유전자를 보유했고, 주행 자세나 질주 습성도 장거리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만 잘된다면 임봉춘 마방의 기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