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고립낙원’ 캡처
17일 방송되는 KBS ‘고립낙원’ 6회는 ‘그 밀림에 구릿빛 타잔이 산다’ 편으로 꾸며진다.
말레이반도 남쪽 끝 조호르 해협을 사이에 두고 6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싱가포르.
빠른 도시화로 고층 빌딩숲이 빼곡한 이 화려한 도시 바로 옆 상상하지도 못한 비밀의 원시 밀림이 존재한다.
싱가포르 항구에서 배를 타고 약 30여분을 달리면 아마존 정글을 방불케 하는 습지대와 맹그로브 숲, 그리고 야생동물의 천국인 플라우빈 섬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원숭이는 물론 야생 멧돼지들과 매일 대화를 나누며 살아간다는 밀림의 타잔 사테 씨(62)가 살고 있다.
만능스포츠맨이자 오지탐험가인 영화배우 박재민(36)은 세계 방방 곳곳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오지만을 찾아다니며여행하는 것이 취미다.
세계에서 가장 춥다는 영하 71도의 시베리아 오미야콘 지역을 탐험하기도 했던 그가 고립낙원을 통해 이번엔 정글탐험에 나섰다.
편리하고 편안한 도시를 떠나 자발적 고립을 선언하며 행복한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가는 플라우빈 섬의 타잔 사테 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자유인이 산다는 플라우빈 섬은 싱가포르 공항에서 약 15분 정도 차를 탄 후, 배로 다시 30여분을 가면 만날 수 있다.
이것이 무슨 고립낙원인가 싶지만 플라우빈 섬으로 들어서자마자 그 생각은 180도로 바뀐다.
끝없이 펼쳐진 맹그로브 숲과 울창한 나무와 희귀한 새들, 에메랄드 빛 호수와 바다 그리고 어디서든 만나는 신비롭고 다양한 야생동물까지.
문명과 동떨어진 밀림의 세계에서 17년째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테씨는 이곳에서 낙원의 낭만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먹거리를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밀림 생활. 사테 씨의 주특기는 맹그로브 숲에서 머드크랩 사냥하기다.
무릎 높이까지 쌓인 험악한 진흙 길을 헤치고 가야만 만날 수 있는 귀한 머드 크랩은 맹그로브나무 뿌리 사이나 진흙 더미 속에 숨어 지내기 때문에 녀석을 찾는 일이 만만치 않다.
지난 17년간 정글 생활에서 갈고 닦은 경험으로 사테씬 크랩을 잡기 위한 비장의 무기도 개발했다고 한다.
약 70도 각도로 끝이 휘어진 막대로 크랩의 등을 슬슬 긁어주며 유혹해 잡는다. 욕심이 필요 없는 자연의 삶에서 사테씨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실천 중이다.
농산물을 재배해 살아가기보다 자연이 주는 풍부한 소산물을 얻어 생활하는 그는 머드 크랩 사냥 뿐 아니라 독성 없는 맛있는 열대과일을 얻는 방법까지 스스로 터득한 자연생태 만물박사다.
무엇보다 그를 밀림의 타잔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는데 놀랍게도 야생동물들과 교감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 특히 그의 휘파람 신호를 들으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는 야생 멧돼지 식구들이 있다.
사테 씨가 나뭇가지로 등을 긁어주며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멧돼지들에겐 힐링의 시간이다.
운수업에 종사했던 사테 씨는 쉬는 날 없이 364일을 일했고, 단 하루 휴가를 갈 정도로 일중독에 빠져 살았다. 카스테레오 사업장을 2군데나 열 정도로 사업가로써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더 지쳐간 삶. 불면증에 시달려야했고 결국 술에 의지하며 생활은 엉망이 됐다. 친구의 권유로 들어온 플라우빈 섬. 그곳에서 그는 자유를 만났고 물질의 족쇄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는 원시의 삶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매일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숲과 천혜 절경들, 그리고 푸른 바다와 호수를 품안에 품고 힐링 하며 사는 삶. 누구나 꿈꾸지만 얻지 못한 일상을 그는 지금 맘껏 누리며 살고 있다.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열대 과일들과 노동의 댓가로 얻은 물고기와 머드 크랩~돈 보다 더 귀한 가치를 그는 대자연에서 배운다고 말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