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빅뱅’의 컴백으로 K팝 판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판도 바꿀’ 완전체 빅뱅‧걸그룹 대거 컴백 눈길
가요계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던 ‘완전체 빅뱅’의 출격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빅뱅의 컴백은 지난해 ‘버닝썬 게이트’로 초토화된 YG엔터테인먼트의 구명줄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8% 감소한 데다 순이익은 적자전환한 YG는 현재 진행 중인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의 각종 범죄 혐의 수사를 뒤로한 채 빅뱅을 내세워 2020년 반등을 노리고 있다. YG의 오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빅뱅은 지난 11일 전 멤버가 YG와 세 번째 재계약을 체결하고 컴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초 이들의 첫 공식 무대는 오는 4월 개최되는 미국 최대 음악 행사인 ‘코첼라 밸리 뮤직 & 아트 페스티벌’(코첼라)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코첼라가 10월로 연기되면서 완전체 빅뱅의 연예계 복귀 후 첫 공식 무대는 국내에서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빅뱅의 컴백이 현재 마땅한 적수 없이 K팝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물론 현재 YG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들로 이들의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K팝 신드롬을 이끌었던 선두주자로 국내외 대중문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해온 만큼 이들의 컴백으로 K팝의 판도가 또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신예 걸그룹 있지(ITZY)는 지난해 데뷔 후 막강한 성장세를 보여 주목받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걸그룹의 경우는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 대형 걸그룹이 상반기 컴백명단에서 빠진 대신 신예 걸그룹 있지(ITZY)를 비롯해 (여자)아이들, 오마이걸, 에이핑크 등이 3월과 4월 대거 컴백에 나서 눈길을 끈다. 오마이걸은 지난해 종영한 ‘퀸덤’에서 보여준 ‘반전의 모습’으로 놀라움을 선사했고, 있지는 지난해 데뷔한 신인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대중의 탄탄한 지지를 바탕으로 한 걸그룹의 활약이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사회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다만 국내 컴백과 활동에 지장이 없더라도 코로나19로 해외 활동이 완전히 막혀버린 현재 상황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컴백을 앞둔 한 걸그룹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당초 2, 3월쯤 컴백을 예정했다가 코로나19로 급하게 일정을 수정했다. 해외 프로모션이나 팬미팅 등 행사는 일절 하지 않는 방향”이라며 “국내에서도 쇼케이스나 무대 행사를 할 수 없어서 유튜브나 브이라이브 등 온라인 영상을 최대한 많이 내보내려 한다. 걸그룹 최대 성수기인 여름 전까지는 상황이 안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외에도 ‘천만 배우’ 하정우의 부재가 영화계에 큰 타격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박정훈 기자
#‘믿고 보는 천만 배우’의 부재, 득일까 실일까
영화계는 대중문화계에서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분야다. 지난 2월 예정대로 개봉을 진행한 국내 영화가 대부분 직격탄을 맞았다. 개봉작 가운데 ‘정직한 후보’를 제외한 대다수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막을 내려야 했다. 3월 개봉을 예정했던 ‘침입자’ ‘콜’ ‘사냥의 시간’ 등 기대작들은 모두 개봉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상반기 국내 영화의 개봉 연기로 하반기 개봉 예정돼 있는 작품들 역시 일정이 전면 수정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내 영화계에 코로나19 외에 또 하나의 변수가 터졌다. ‘믿고 보는 천만 배우’ 하정우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이다. 지난해 12월 이병헌과 합을 맞춘 영화 ‘백두산’의 성공과 함께 3월 김남길과 함께한 첫 공포영화 ‘클로젯’으로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보여주려던 하정우의 데뷔 후 첫 논란이기도 하다.
하정우는 자신의 동생이자 소속사 대표의 이름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검찰이 앞서 발생한 ‘유명인 휴대전화 해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을 압수수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정우의 프로포폴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휴대전화 자료를 확보하려 했는데, 이미 하정우가 해킹 사건으로 인한 협박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즉, 하정우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과 함께 사생활 유출과 관련한 해킹 사건에 모두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프로포폴 불법 투약 없었다”는 하정우, 휴대폰 아이러니).
하정우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외에 ‘유명인 휴대전화 해킹 사건’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당시 하정우는 해킹 세력에 거액을 요구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실이 보도되면서 “해킹 세력이 하정우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그의 마약 사실을 알아냈고, 이를 토대로 협박하자 하정우가 20억 원을 줘 입막음을 시켰다”는 소문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정우 측은 일요신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며 합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으나 그가 두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정우는 내년까지 영화 개봉 일정이 잡혀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올해는 ‘보스턴 1947’이, 내년에는 ‘피랍’의 개봉이 예정돼 있다. ‘보스턴 1947’은 호주 로케이션 촬영을 마친 뒤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며 ‘피랍’은 모로코 올 로케이션이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된 상황. 모두 하정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이기에 배우의 이미지 훼손이 곧 영화의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정우는 한국 영화배우 흥행 파워 1위로 꼽히는 이른바 ‘믿고 보는 배우’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까지 2020년 더 활발한 활동을 앞두고 있던 그가 난관에 부딪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새로운 믿보 배우를 발굴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와 “썩어도 하정우”라는 옹호가 함께 나오고 있다. 전자는 ‘그 나물에 그 밥’인 국내 영화계가 새로운 얼굴을 찾아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후자는 “그보다 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배우들도 자숙 후 활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활동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다.
한 영화 홍보 담당자는 “하정우, 황정민, 이병헌 같은 ‘천만 배우’ ‘믿보 배우’ 계보가 자리 잡은 지 너무 오래됐다. 그만큼 대중이 덮어 놓고 선택하는 티켓 파워도 당연히 있지만 ‘또 저 배우냐’라는 피로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들 중 어느 한 명이 부재중인 틈을 타 새로운 배우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논란이 사그라지면 대중은 또 익숙한 배우를 찾을 것”이라며 “결국 대중이 선택하는 배우를 따라 영화도 움직이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