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아덴만 부근의 인도양에 있는 네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작은 군도 가운데 가장 큰 소코트라섬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한 동식물들이 대거 서식하고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독립적인 생태계가 이뤄진 이 섬에는 현재 825종의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모두 토착종이다.
소코트라의 식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거대한 우산처럼 생긴 용혈나무(드라카에나 시나바리)다. 이 나무의 붉은 수액은 과거 용의 피로 여겨졌으며, 때문에 치료약과 염료로 사용됐다. 오늘날에도 역시 페인트와 니스로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토종 알로에를 비롯해 거대하고 즙이 많은 바오밥나무, 뽕나무, 소코트란 석류, 알로에 페리와 보스웰리아 소포트라나 등도 있다.
이 섬이 이렇게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이유는 오랜 세월 고립돼 있었기 때문이다. 약 2억 5000만 년 전 지구의 모든 큰 대륙들이 한 덩어리로 붙어 있고,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했을 때부터 이미 소코트라는 별개의 독립된 섬으로 인도양에 떠있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 육지와 격리되어 있던 탓에 소코트라의 동식물들은 독립적인 진화 과정을 겪었고, 이렇게 진화된 동식물들은 다른 대륙으로 번식되어 나가지도 않았다.
다만 갈라파고스와 달리 소코트라에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현재 5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군도의 주요 섬에 거주하고 있으며, 섬 주민은 주로 어업, 가축 사육, 대추 재배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출처 ‘어뮤징플래닛’.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