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3월 12일 첫 방송에서 6.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준수하게 출발했다. 사진=‘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3월 12일 첫 방송에서 6.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준수하게 출발했다. ‘슬기로운 생활’ 시리즈의 전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 1회 시청률이 4.6%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폭발적인 기대감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라는 평도 있다.
3회 이후 시청률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스터트롯’ 종영 효과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매주 목요일 밤 9시 10분부터 10시 50분까지 방영된다. 목요일 밤 시간대 최강자는 단연 TV조선의 ‘미스터트롯’으로 밤 10시부터 방송됐다. 딱 겹치는 시간대는 아니지만 절반 정도는 걸린다. 게다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1회 방송일은 ‘미스터트롯’ 결승전이 벌어진 날이었다. 이날 ‘미스터트롯’ 시청률은 무려 35.7%였다.
3월 19일에는 TV조선이 특집 토크콘서트 ‘미스터트롯의 맛’을 방송하며 여전히 높은 23.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슬기로운 의사생활’ 2회는 7.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곧 10%를 돌파해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 11.2%까지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신원호 이우정 사단을 비롯해 tvN 드라마 출신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정경호, ‘응답하라 1988’의 유연석을 비롯해 ‘오 나의 귀신님’의 조정석과 ‘미생’의 김대명이 공동 주연을 맡았으며 조단역에도 신원호 이우정 사단 배우들이 여럿 배치됐다. 신원호 이우정 사단의 드라마는 대표적인 신예 스타 발굴 통로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선 주조연급을 대거 신인으로 채워 여러 명의 스타를 발굴해 내기도 했다.
‘슬기로운 생활’ 시리즈는 기존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주인공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기용하는 방식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선 박해수가 원톱 주연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신인 배우는 아니지만 그리 잘 알려져 있던 배우가 아닌 박해수는 이 작품을 계기로 주연급으로 급부상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5명의 의대 동기 친구들이 공동 주연이지만 그 중심은 채송화 역할의 전미도다. 전미도는 뮤지컬 배우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공연계에선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지만 방송은 처음이다.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홈페이지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5명의 의대 동기 친구들이 공동 주연이지만 1, 2회만 놓고 볼 때 그 중심은 유일한 여자 주연인 채송화 역할의 전미도다. 전미도는 뮤지컬 배우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공연계에선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지만 방송은 처음이다.
조연급에서도 눈길을 끄는 배우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2회 방송이 끝난 뒤에는 포털사이트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장겨울’이라는 검색어가 올라왔다. 이날 방송에서 일반외과 전공의 장겨울(신현빈 분)이 눈길을 끌면서 이 배우가 누군지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이 검색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미도에 이어 신현빈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발굴한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0년 영화 ‘방가? 방가!’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 깜짝 데뷔한 신현빈은 오랜 활동에도 불구하고 크게 주목받지 못해왔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아쉬운 부분은 방영 타이밍이다. 모든 드라마는 방영 시점과 사회 분위기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최고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2월 말에 종영한 ‘낭만닥터 김사부2’는 2016년 방영된 시즌1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시즌1 최고 시청률(27.6%)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시즌1의 아성과 한석규라는 확실한 원톱의 힘이기도 하지만 방영 시작 시점에 이국종 교수에게 화제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 욕설 논란으로 시작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사표 제출로 이어지면서 이국종 교수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낭만닥터 김사부2’에 대한 관심으로 이러졌다. 이국종 교수는 김사부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장겨울’이라는 검색어를 만들며 화제를 모은 신현빈 역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발굴한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방송 화면 캡처
반면 요즘 사회 분위기는 코로나19에 집중돼 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병원과 의료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된 의학 드라마다. 그렇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존의 의학드라마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수술 장면 등 의학드라마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는 의사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을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요즘 실제 병원이 코로나19와 싸우며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데 반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율제병원은 다소 평화롭게 보일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상파 방송국 PD는 “다소 경직된 지상파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tvN의 강점이 잘 녹아 있는 드라마”라고 평가하면서도 “주연 배우들 가운데 감염내과, 최소한 호흡기내과 의사라도 한 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보인다. 지상파 의학드라마는 자의건 타의건 코로나19를 반영했을 텐데 tvN은 어떻게 반응할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와 SNS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진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향후 드라마는 VIP 병동을 둘러싼 얘기가 중심이 될 여지가 분명해 보인다. VIP 병동 얘기는 코로나19로 응급실과 선별진료소가 중심인 요즘 병원과 거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특히 많았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