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시마 테츠야의 첫 공포 영화 ‘온다’ 스틸컷.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제22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사와무라 이치의 작품 ‘보기왕이 온다’를 영화화한 ‘온다’는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원작의 명성과 함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신작으로도 영화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끽하던 한 남자가 자신을 부르는 미스터리한 ‘그것’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온다’는 일상 속에 녹아든 비일상을 나카시마 테츠야의 방식으로 뚜렷하게, 그러면서도 거슬리지 않게 보여준다. 특히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가정의 일상 속 ‘오컬트’라는 비일상이 숨어들고 또 교차되는 지점에서 ‘곡성’을 떠올리는 관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다’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고백’ ‘갈증’ 등 강렬한 색채와 아름답기에 더욱 잔혹한 미장센으로 무장한 나카시마 테츠야의 첫 공포작품이기도 하다. 다소 잔인할 수도 있지만 나카시마의 비주얼 스타일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이 역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서관협회가 “너무 무서워서” 금지한 책이 원작인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호러 판타지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 역시 호러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기대작으로 점쳐진다.
마을의 폐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을 펼치자 벌어지는 끔찍한 판타지를 다룬 이 영화는 전미 700만 부 베스트셀러이자 미국 도서관 협회가 “너무 무서워서” 금지한 도서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한 ‘스케어리 스토리’는 와치모조 선정 가장 무서운 영화 장면 1위, 인디와이어 선정 연간 최고의 공포영화 13, 로튼토마토 선정 연간 공포영화 기대작에 꼽히는 등 전미 호러 팬들 또한 만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이 가진 압도적인 공포에 더해 기예르모 델 토로의 센스가 합쳐진 크리처들의 끊임없는 등장으로 ‘스케어리 스토리’는 예고편만으로도 국내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커리어 사상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생명체’라는 홍보 문구가 거창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가 연출한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는 물론, 제작에 참여했던 ‘마마’ 속 소름끼치면서도 독창적인 크리처를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스케어리 스토리’는 그들에게 결코 나쁜 선택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개봉 예정.
명작 ‘나선의 회전’을 영화화한 ‘더 터닝’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공포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던 니콜 키드먼 주연의 ‘디 아더스’. 이 작품의 모티브로 알려진 명작 ‘나선의 회전’을 영화화한 ‘더 터닝’은 호러 전문 제작진들의 대거 참여로 먼저 눈길을 끌었다.
2010년대 가장 성공한 호러 영화 프랜차이즈(?) ‘컨저링’ 시리즈의 각본가 헤이스 형제와 ‘그것’의 제작진이 합세했다. 여기에 더해 앞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로 완벽한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줬던 맥켄지 데이비스가 출연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그것’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호러 프린스’로 거듭난 핀 울프하드와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천재 아역 브루클린 프린스가 각각 대저택의 마지막 주인 마일스와 플로라 역을 맡아 역대급 호러 앙상블을 선보인다.
앞선 선배 영화인 ‘디 아더스’가 ‘나선의 회전’ 일부 내용을 차용한 반면, ‘더 터닝’은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토리를 전개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원작과 ‘디 아더스’, ‘더 터닝’을 모두 감상한 뒤 비교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4월 2일 개봉이 예정돼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