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서현이 지난해 9월부터 출연 소식을 알려왔던 KBS 2TV 드라마 ‘학교2020’에서 하차했다. 사진=안서현 인스타그램
‘옥자’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배우 안서현은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옥자’ 속 울먹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게재하며 “이 또한 지나가겠지”라는 글을 남겼다. 안서현의 의미심장한 글에 네티즌들은 ‘학교2020’ 캐스팅과 관련해 잡음이 생긴 것 아니냐 추측했다.
실제로 같은 날 ‘학교2020’의 여주인공으로 김새론이 출연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안서현은 지난해 9월 ‘학교2020’의 전신인 ‘오, 나의 남자들’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장장 6개월 간 제작과 편성을 기다려왔다. 당초 4부작 단막극이었던 이 작품이 ‘학교2020’으로 변경됐지만 안서현의 주연 출연은 그대로 유지되는 듯했다. 실제로 안서현은 최근에도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요한 등과 대본리딩을 마치는가 하면, 감독 등 제작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돌연 김새론의 여주인공 물망 사실이 보도되면서 ‘학교2020’의 제작 상황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안서현의 팬들이 그의 SNS에 “서현 님께는 큰 시간이 될 듯하다.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자, 안서현은 “어른들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여 실제 캐스팅에 문제가 생겼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런 가운데 20일 실제로 안서현의 ‘학교2020’ 출연 불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작진의 태도를 놓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새론에게 출연 제의가 간 것은 맞으나, 그는 안서현이 하차한 뒤에 투입된 것이므로 캐스팅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안서현의 최종 하차에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학교2020’ 여주인공 캐스팅 논란이 불거지자 안서현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은 괜찮다며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사진=안서현 인스타그램
연예매체 ‘OSEN’과 인터뷰를 진행한 안서현의 아버지는 “작년 5월에 제안을 받아 거의 1년여간 PD와 대본 리딩까지 해왔다. 며칠 전에도 만나 수정 대본까지 받아왔다. 당황스럽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버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드라마 제작사가 세 번이나 바뀌었고, 현재 대표는 드라마가 편성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서 작성을 계속 미뤄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안서현의 출연이 문건으로 확정된 게 아니었다는 것.
그런데 새로운 PD가 와서 출연료 등 사전에 없던 이야기를 한 뒤, 얼마 전 제작사 대표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은 것이 사건의 전말이라는 게 안서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학교2020’ 제작진은 “부당 하차가 아니다”라는 것 외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안서현은 출연 제의를 받은 뒤 이 작품에만 매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작품의 러브콜도 있었지만 배우의 ‘학교2020’ 출연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하차로 인해 결국 시간을 낭비한 것이 됐다. 장래성있는 미성년자 배우에게 ‘어른들의 사정’으로 상처를 준 셈이다.
한편 안서현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교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고 “난 괜찮아요. 모두 코로나 조심하시고, 첫 고등(학교)생활 즐길 것이며,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4월 15일 소중한 한표 참여하세요”라며 근황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