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선양 소재 24시 죽 전문점 ‘양마마죽점’에 걸린 배너와 현수막. 현수막 내용을 한국어로 해석하면 “미국 전염병을 열렬하게 축하하고, 일본 전염병이 오랫동안 매끄럽게 항해하길”이란 뜻이다. 사진=웨이보
‘무개념 현수막’이 걸린 곳은 ‘양마마죽점’ 랴오닝성 선양 지점이다. ‘양마마죽점’은 24시 프랜차이즈 죽 전문점이다. 해당 브랜드는 중국 여러 지역에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양마마죽점’은 죽을 비롯해 딤섬 및 튀김류 등 메뉴를 판매하며 중국 내에서 적지 않은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마마죽점’이 내건 현수막은 3월 23일 트위터를 통해 확산됐다. 미국과 일본 국적 네티즌뿐 아니라 전 세계 네티즌들이 ‘무개념 현수막’에 나타난 미성숙한 시민의식을 비판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양마마죽점’ 현수막 논란에 대해 곱지 않은 반응이 주를 이룬다. 중국 내 한 블로거는 게시글을 통해 “음식점이 (코로나19 국제적 확산 관련) 조롱 섞인 현수막을 내건 것은 인류애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꼬집었다.
일요신문 취재에 응한 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미국에다 뒤집어 씌우려고 작정한 걸로 보인다”면서 “거기에 중국 상인들이 동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이 일본을 싫어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결집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중국 역시 ‘미국하고 싸운다’고 해야 중국내 민심을 결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국제사회에서 질병 유행 원인과 관련한 책임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면서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중국 내부가 정치적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부로부터 ‘타도 미국’과 같은 반미 프레임이 등장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현지 소식통은 “저런 현수막 사진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 일반 상인들이 점차 중국 공산당을 향한 과잉충성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금 중국 현지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면서 “시 주석이 위기를 딛고 일어나려면 방법은 민심을 결집시키는 것밖에 없다. 그 수단이 반미·반일 프레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