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케이블카 전경 모습.
[일요신문] 사천시가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마련한 사천케이블카 부지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정보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법령을 기초로 단속 등의 권한을 가진 지자체가 오히려 이를 위반했다는 날선 비판이 나온다.
사천케이블카는 2018년 4월 14일 개장했다. 바다를 테마로 아름다운 남해안의 한려수도의 절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삼천포대교 인근에 들어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개장 2년여가 지나도록 케이블카는 사천시 실시계획상 준공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미준공 상태에서 영업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행위로 시가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면 상상도 못 할 일로 여겨진다.
공간정보관리법은 일반국민들에게는 생소한 법률일 수도 있다. 정부는 국토의 효율적인 관리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법을 마련해놓고 있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토지소유자는 지목 변경할 토지가 있으면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지적소관청에 지목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이는 사업이 준공됐거나, 토지나 건축물의 용도가 변경된 경우에도 해당한다.
공간관리법이 있으나마나한 법률로 치부되며 지목변경의 중요성이 대두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그렇지가 않다. 지목변경으로 인한 지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이는 토지세 과세자료로 활용되고, 이게 곧 국가운영의 원동력인 세수 확보로 이어진다.
사천케이블카가 지목변경하지 않은 토지는 케이블카 본채 건물에만 어림잡아 11필지로 면적 1만 6807㎡이 묘지와 농경지로 되어 있다. 건물이 들어서 있는 곳이 묘지가 있고 농사를 짓는 농경지라는 기이한 현상이 현재진행형으로, 그것도 지자체가 관리하는 토지 위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인 궤도로 지정돼 있으며 아직까지 준공승인이 나지 않아 확인측량을 못해 지목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초양도 사업이 완료되면 확인 측량해 준공 후 지목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행위를 두고서 사천시와 이를 견제해야 할 사천시의회 간의 이른바 ‘짬짜미’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허가부터 준공까지 오직 사천시가 추진하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사천시의회뿐이기 때문이다.
사천케이블카 인근 거주민 A 씨는 “시민이 건물 준공을 받으려면 지목변경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야만 준공을 줄 뿐 아니라, 임시로 사용하는 것까지 못하도록 가사용 승인조차 해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시가 하는 사업은 모든 법률이 초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어 “케이블카는 개장 하루 전까지 공사를 진행했는데 언제 어떻게 건물 안전진단을 받고 행정절차를 밟았는지 알 길이 없다. 사천시의회는 시민들을 위해 허가 전 과정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