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필로폰 투약 사건 이후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2016년 유흥업소 종업원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감치재판에 서게 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일요신문 단독 확인 결과 박유천의 감치재판은 오는 4월 22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감치재판이란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명시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한 경우에 이뤄진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 즉 박유천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등을 제기한 상대방은 박유천의 2016년 유흥업소 종업원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이자 두 번째 신고자 A 씨다. 당시 박유천은 A 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사실로 자신을 고소하고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무고와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재판부는 최종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A 씨의 입장에서 성폭행으로 인식될 수 있는 충분한 사정이 존재한 점, A 씨의 고소가 터무니없는 사실에 근거했거나 허위라는 사실이 적극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한 결과였다.
필로폰 투약 혐의를 부인하며 연예계 은퇴를 놓고 기자회견을 한 박유천은 현재 해외 팬미팅과 화보집 판매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후 A 씨는 박유천과 지루한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2018년 12월 처음 제기됐던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그 첫 단계였다. 소 제기와 함께 A 씨 측은 박유천 소유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피스텔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약 10개월간 이어졌던 소송에서 박유천은 단 한 차례도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배상액은 지난해 7월 서울조정센터 측이 조정기일을 열고 “박유천은 A 씨에게 5000만 원을 배상토록 한다”는 강제조정결정을 내린 뒤 같은 해 9월 최종 확정됐다. 박유천 측이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기한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상액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박유천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심지어 소송 제기와 함께 가압류됐던 박유천의 오피스텔도 지난해 9월 세금 미납으로 공매에 넘어갔다. 결국 A 씨는 박유천에게 어떤 배상금도 받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박유천은 소송과 관련한 법원의 우편물조차 송달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 측은 지난해 12월, 박유천에 대해 ‘재산명시신청’을 제기했다. 손해배상금 5000만 원과 이를 지급하지 않아 발생한 이자를 징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박유천이 이마저도 무시로 일관하면서 결국 감치재판에 이른 것. 감치재판에서는 박유천의 ‘재산명시의무’ 불이행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일이 지정됨에 따라 박유천이 직접 법원에 출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박유천은 지난해 필로폰 투약 사건 이후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뒤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해지했다. 현재는 별도 소속사 없이 해외 팬미팅, 화보집 판매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