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공대위를 통해 공개된 산업은행의 키코배상안 관련 법률 보고서 내용.
키코 공대위가 입수한 산업은행의 법률 검토내용 자료에는 산업은행이 키코 피해기업 중 하나인 일성하이스코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는 이유가 명시됐다. 일성하이스코는 금감원 분조위 배상 대상 기업 네 곳에 포함돼 28억 원의 배상금을 인정받은 바 있다.
산업은행은 보고자료를 통해 “실제 회사의 외화유입액으로 산업은행과의 계약을 정상 결제하였으며 파생거래의 손실은 외화유입액의 이익으로 상쇄되어 실제 발생한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일성하이스크가 키코 상품으로 오버헤지(실제 수출대금을 초과해 과도한 규모의 키코계약을 체결한 경우)된 부분에서는 손실을 얻었으나, 헤지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손해사정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일성하이스코의 키코계약 피해 내역 자료.
그러나 실제 일성하이스코의 키코 거래 및 손실 내역을 보면 “실제 발생한 손실이 없다”던 산업은행 보고자료와는 배치된다. 일성하이스코는 2007년 8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산은과 맺은 세 차례 키코 계약을 통해 121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2007년 8월 31일 맺은 첫 번째 키코 계약에서 20억 원가량의 손실을 봤고, 2007년 11월 28일 맺은 키코 계약에서 84억 원, 2008년 1월 17일 맺은 키코 계약에서도 1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키코 공대위 관계자는 “피해 사실이 버젓이 남아있음에도 불구, 산업은행은 해당 자료에서 일성하이스코가 키코 상품으로 손해를 본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배상안을 거부하는 이유를 허위로 밝히고 있어 악질적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률 자문내용을 외부로 공개한 적 없고,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