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 발현에도 불구하고 제주 여행한 미국 유학생과 모친에게 이르면 30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 행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제주도는 앞서 1억 원이라고 밝힌 손해배상 금액에 대해서는 최소한으로 잡은 것이란 입장이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 방역이나 여러 행정력이 낭비된 건 둘째 치고 그 방문 업소들이 다 폐업했다”며 “자가 격리를 졸지에 당한 분들만 해도 지금 40명이 넘어간다. 이분들 손해를 다 합치면 1억 원은 너무나 작은 액수”라고 했다.
일각에서 ‘경고용으로 쇼하는 거 아니냐’ 지적을 하는 데 대해서는 “피해를 당한 업체나 자가 격리당한 분들은 쇼로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다”며 “진짜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저희는 너무나 절박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법에다 호소하는 것이다. 손해 배상이 얼마가 나올지 처벌이 어디까지 나올지 그것은 사법부에 달린 일”이라고 했다.
이들 모녀 거주지인 강남구청 정순균 청장이 ‘선의의 피해자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모녀에 대한 역학조사는 강남구청에서 진행한 뒤 ‘제주도에 온 날부터 아팠다’고 알려줬다”며 “그런데 문제가 되니 제주 여행 당시 증상이 없었다고 하는 건 강남구에서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팔이 안으로 굽는 건지, 또는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강남구청에서 책임 회피성으로 임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미국에서 입국한 유학생 19세 여성 A 씨와 모친 B 씨는 코로나19 관련 의심 증상을 보이던 20일부터 4박 5일간 제주 관광을 했다. 이들은 서울로 돌아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모녀를 두고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해 비난을 받은 정순균 서울시 강남구청장은 결국 사과문을 올렸다. 정 구청장은 29일 “저의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됐다”며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