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디어 40년을 조망하다 ‘한국의 미디어 거버넌스’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신의 한 수’ 118만 명, ‘정규재TV’ 64만 명.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유튜브 채널과 그 구독자 수다. 모두 우파 성향의 1인 미디어로 이들의 영향력은 구독자 수만큼이나 막강하다. 한낱 1인 미디어가 이런 영향력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물론 수용자의 미디어 이용 행태와 미디어 이용 환경의 변화가 그 주된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정부와 미디어의 관계, 미디어와 시민사회와의 관계 등 미디어 거버넌스의 역학관계가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미디어 거버넌스의 변화를 담고 있다. 1980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하나의 분수령이 된 해다. 1980년 이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은 ‘격동’이라고 부르기에 모자람 없는 변화의 물결 속에 서 있다. 이 격동의 시기, 한국의 미디어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간의 대한민국 미디어의 변화를 정치 권력과 미디어, 미디어와 시민사회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 왔는가를 다루었다. 한국의 격동 40년, 미디어 거버넌스 변화를 조망한 것이다.
1980년 이후 한국의 미디어 분야는 그 폭과 깊이를 더해 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전혀 아니다. 우파 정부와 좌파 정부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미디어 분야도 크게 휘청거렸다. 전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뒤의 정부가 뒤엎은 경우도 많았다. 미디어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 사이에도 끊임없이 갈등이 있었다. 미디어 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다.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에 인터넷 기업,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분야의 기업, 심지어 이제는 일반 개인도 미디어 분야에 진입했다. 시민사회의 등장은 미디어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미디어의 산업화와 공공성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개입해 시민사회의 역할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관점들을 종합해 지난 40년간의 한국의 미디어 거버넌스 변화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모두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프롤로그에서는 거버넌스 논의와 거버넌스에 대한 이론적 탐색을 했고, 2장에서는 1980년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세계화를 키워드로 해 개괄했다. 이후 3장부터 13장까지는 각 시기별 미디어 거버넌스 변화를 다루고, 14장에서는 40년간의 미디어 거버넌스 변화를 종합해 논의하며, 향후 미디어의 나아갈 길을 제안한다.
이 책의 저본은 2018년 영국의 유수한 출판사 맥밀란에서 출간된 ‘Media Governance in Korea 1980∼2017’이다. 국내외 대학 및 미디어 정책 관련 기관에서 미디어와 ICT, 미디어와 정책 관련 연구를 해 온 저자가 해외 전문가들의 요청에 의해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영문판 출간 이후의 변화와 한국적 시각을 대폭 보완했다. 한국 미디어와 시민사회의 향후 나아갈 길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