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광주] 이백상 기자 = 〈속보〉 결국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제기된 광주 A경기도의원 부인 명의의 J기업(전문건설업) 얘기다. 용케도 이 업체는 지난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적폐로 규정한 페이퍼컴퍼니 집중 단속은 빗겨갔다. 일각에서 “금배지의 힘이 작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관할 지자체인 광주시는 J기업에 대해 이 같이 처분하고 각종 불법논란<일요신문 2월 10일, 13일, 18일자 온라인 보도>이 일었던 A도의원 부인 소유의 창고건물에 대해선 변상금 부과조치와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졌다. 그동안 제기된 각종 불법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문제의 J기업 작년 12월까지 A도의원이 대표 맡아
A도의원 부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J기업은 건축법상 전문건설업 사무실로 쓸 수 없는 농산물보관용 창고에 사업장 주소지를 두고 영업을 해왔다. 약 8년 여간 불법 용도변경을 일삼아 온 것이다. 특히 해당 창고에는 회사 간판도 없고 사람이 상시 근무했다는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어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제기됐다.
광주시는 이런 J기업에 대해 건설업 관리 규정(사무실 등록기준 미달) 위반을 적용해 5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시는 지난 20일 J기업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했지만 A도의원 부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A도의원은 지난해 12월까지 J기업 대표였다. 현직 도의원 신분으로 당국의 규정을 위반한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었던 것이다. 또 J기업의 전문건설 면허등록에 필요한 기술자로, 나라장터에는 최근까지 입찰대리인으로 등록돼 있었다.
시는 건설업 관리 규정을 위반한 J기업에 지난 2017년(계약금액 9,800만원)과 2014년(계약금액 6,800만원) 두 차례에 걸쳐 관급공사를 발주했다. 당시 그는 도의원 신분은 아니었지만 지방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이었다.
A도의원의 부끄러운 민낯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그는 부인 소유의 건물에서 일어난 불법행위에 대해 “불법은 세입자가 한 일”이라며 잡아떼다 논란을 빚은바 있다. 취재결과 불법건물을 자신의 공직자 재산에 올려놓고 떡하니 임대료까지 챙긴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A도의원 부인에게 농산물보관용 창고 일원의 국유지를 불법 점유해 지난 2월 변상금 180만원을 부과했다. 또 농지불법전용과 불법증축에 대해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 현재 불법 사항에 대한 원상복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J기업의 페이퍼컴퍼니 의혹에 대해선 다소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다 아니다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는 관급공사에서 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인 ‘페이퍼컴퍼니’를 퇴출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농산물 창고에 달랑 책상 2개만 놓여 있는 A도의원 부인의 업체는 단속을 빗겨가 봐주기 논란마저 일었다.
한편, A도의원은 지난 2월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의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자신과 자신의 부인을 둘러싼 각종 불법의혹이 언론에 집중 보도될 무렵 이 상을 탄 A도의원은 한 언론에 “의원으로서 본분에 충실 했을 뿐인데, 수상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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