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기간으로 정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해외 입국자의 확진사례와 집단시설로 인한 수도권 확진률이 심상치 않아지면서 재택근무 연장 권유와 함께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도 9일 이후로 연기하며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했다.
이러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되면서 4월 5일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에서 주말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차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에서는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한 ‘손가락 집안 여행’ 등 방구석챌린지가 한창이다. 사진=유튜브 캡처
#온 가족 초유의 ‘집콕’, 견디기보다 재미있게
어른들은 무·유급휴가나 재택근무가 연장되고 아이들은 개학이 연기된 상황에서 각 가정에서는 방이나 베란다에서 캠핑하고 거실에서 어항으로 낚시를 하는 등 방구석챌린지가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인 명절놀이인 윷놀이와 카드놀이 등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방안 땅따먹기와 부르마블, 직소퍼즐 등 일명 ‘탑골놀이’까지 총동원되고 있다. 종이컵으로 탑이나 도미노를 만들어 쓰러뜨리기도 하고 택배박스로 작은 집을 짓기도 한다. 손가락에 얼굴을 그려 넣은 후 ‘손가락의 집안 여행’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에 이은 ‘아무놀이 챌린지’다.
방이나 베란다에서 캠핑하고 부르마블 등 탑골놀이까지 총동원 되며 아무놀이 챌린지도 유행이다. 사진=블로그 캡처
1인 가구인들은 유튜브를 통해 달고나 커피, 10분 막걸리, 얼굴 만한 김밥 만들기 등을 따라한다. SNS를 이용해 릴레이로 책을 읽기도 하고 10분씩 돌아가며 스쿼트 동작을 이어가기도 한다. 일명 ‘떨어져서 함께’ 놀이다.
SNS 여행 커뮤니티인 ‘여행에 미치다’에서는 ‘방구석 여행 챌린지’를 개최하기도 했다. 집안에서 해외 전통의상을 입거나 여행복장을 하고 배경사진을 합성해 해외여행 사진을 만드는 것이다. 또 물티슈의 둥근 케이스를 비행기 창처럼 보이게 해 비행기에 탄 듯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일상의 자잘한 소품을 활용하는 유머러스한 사진과 영상들도 올라왔다.
SNS 여행 커뮤니티인 ‘여행에 미치다’에서는 ‘방구석 여행 챌랜지’를 개최했다. 사진=여행에 미치다 캡처
#유튜브로 명상강의 듣고, 이참에 DIY 인테리어도
유명 운동선수들도 방구석챌린지에 가세했다. 골프선수 박인비는 SNS를 통해 집안에서 작은 컵으로 홀인원 샷을 선보였고 각국 축구선수들은 자신의 집 거실이나 마당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이용한 릴레이 드리블을 이어갔다.
유명 운동선수들도 방구석챌린지에 가세했다. 릴레이 휴지드리블을 선보이는 유명 축구선수들. 사진=유튜브 캡처
실내 활동시간이 늘면서 자연히 집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평소보다 높아져 집안 정리 및 수납용품의 온라인 판매도 증가했다. 평소 시간이 없거나 엄두가 안나 미루기만 했던 집안 인테리어를 스스로 해보는 DIY다. 단독주택이 많아 DIY 인테리어가 일상이 되어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해외 유튜브 영상을 통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든다면 유튜브를 통한 명상수업도 들을 수 있다. 평소 유튜브 방송을 하지 않던 명상센터나 오프라인으로만 들을 수 있던 수업들도 수업료 반납 등을 최소화하고 수강생들의 자가격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영상물을 제작해 채널에 올리고 있다.
당분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더구나 감염 의심자는 4월 5일부터 자가격리를 위반하면 보건당국이 고발하지 않아도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된다. 처벌도 강화됐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기존 300만 원 이하 벌금형에서 앞으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더 엄중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방구석챌린지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