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사진)이 4월 7일 황교안 대표의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공약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획재정부는 소득 하위 50%에 대해 100만 원(4인 가구 기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한술 더 떠서 지난 3월 30일 소득 하위 50%를 70%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자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4월 5일 ‘전 국민에게 50만 원씩 주자’고 나왔다”라며 “소득과 재산을 따지지도 않고 모든 가구에 4인 기준 200만 원씩 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은 “70%를 지급대상으로 할 때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은 ‘이때다’ 하고 자기들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나섰다”라면서 “민생당, 정의당 등 나머지 정당들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거의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대부분의 정당들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건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악성 포퓰리즘은 어차피 오래 갈 수가 없다”며 “돈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잘 쓰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는 없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소득 하위 50%에 대해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한 술 더 떠서 지난 3월 30일 소득 하위 50%를 70%로 확대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4월 5일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주자”고 나왔다. 소득과 재산을 따지지도 않고 모든 가구에게 4인 기준 200만원씩 주자는 것이다. 70%를 지급대상으로 할 때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받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은 이때다 하고 자기들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민생당, 정의당 등 나머지 정당들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거의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부분의 정당들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건 악성 포퓰리즘이다. 코로나 사태로 저소득층일수록 당장 경제적 고통이 극심하고,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 그리고 일부 대기업들도 상당수가 도산의 위기에 직면하고 이는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대공황의 전조가 시작된 지금, 이 태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가가 쓸 수 있는 돈은 세금과 국채발행으로 마련한 부채 뿐이다. 이 돈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돈이다. 코로나 사태와 코로나 경제공황이 얼마나 오래 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무리 급해도 원칙을 세워서 한정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 그 원칙은 상식적인 것이다. 첫째, 가난한 국민들이 돈 때문에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가 국민의 돈으로 이 분들에게 개인안전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일자리의 보루인 기업들이 이 태풍 속에서 쓰러지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기업들을 도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업안전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그리고 금융기관들도 당연히 이 기업안전망의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개인안전망은 주로 무상의 국가지원금이 될 것이다. 기업안전망은 주로 유상의 저리융자로 이루어질 것이나 일부 무상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이 두가지 원칙은 결국 코로나 태풍 속에서 홀로 버티기 어려운 시민들과 기업들을 국가가 국민의 돈으로 돕겠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이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전 국민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전 가구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모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다. 이런 정책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당은 건전보수 정당이다. 그런데 건전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원안으로 여야 모두 돌아가기를 나는 제안한다. 선거 직후 2차 추경으로 소득 하위 50%에게 지원금을 하루 속히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 정도의 대책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3차 추경에서 지원금과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 다만 기재부의 원안도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하위 50%에게 100만원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면 소위 문턱효과 문제가 발생한다. 즉 49.9 percentile의 가구는 100만원을 받는데 50.1 percentile의 가구는 한 푼도 못받기 때문에 형평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50%든, 60%든, 70%든, 100%가 되지 않는 이상 늘 발생하는 문제다. 이 문제를 바로 잡는 방법은 계단식(sliding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예컨대, 하위 0~20%는 150만원, 하위 20~40%는 100만원, 40~50%는 5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계단식 지원은 일률적 지원보다 형평과 공정에 더 부합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의 방식이고, 지원금을 못받는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드리고, 전 국민에게 “코로나 사태로 제일 어려운 분들에게 국가가 따뜻한 도움을 드리자”는 호소를 드릴 수 있는 방식이다. 악성 포퓰리즘은 어차피 오래 갈 수가 없다. 코로나 경제공황으로 재난지원금과 기업금융지원금을 앞으로 얼마나 더 써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 모두 합리와 이성을 되찾아 코로나 경제공황에 대비해야 할 때다. 돈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잘 쓰자는 것이다.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 같은 강한 화폐 발행국가가 아닌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을 생각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한다. #국회의원 #유승민 #긴급재난지원금 #악성포퓰리즘 #문재인 #대통령 |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