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 김병국 통합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천안시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고발한다고 7일 밝혔다. 그가 지적한 ‘조작된 선거인단’은 전체 225명 가운데 110여 명에 달한다.
각 지방체육회의 공인 규정에 따르면 민선체육회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자를 ‘대의원’에 한정하고 있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대의원은 지방체육회 내 종목단체의 장(정회원단체), 읍면동 체육회의 장, 또는 종목단체 소속 대의원으로 구성되며, 이들 가운데서도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을 확정해 선거를 진행한다.
그런데 현재 천안시체육회가 보관하고 있던 대의원 명부와 실제 지난 3일 선거에 참여한 선거인단 명부가 맞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거인단 명부에는 존재하나 대의원 명부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이 총 110여 명에 달한다. 전체의 약 절반 가까이가 투표권이 부여돼서는 안 되는 일반회원이나 개인으로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김 전 상임부회장은 “지난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체육회장이 민선으로 전환됨에 따라 대의원에게만 투표권이 부여되는 것을 본 누군가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결과를 바꾸기 위해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각 단체가 앞서 제출한 대의원 명부가 선거 전 변경돼 선거인단 명부와 차이가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대의원 변경 시 반드시 체육회사무국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2018년 이후 이 같은 신고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천안시체육회는 통합 후인 2017년부터 각 단체의 승인을 받은 대의원 명부를 보관하고 있으며 2년 간 변경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천안시체육회는 사상 초유의 부정 선거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앞서 첫 선거에서 당선됐던 이기춘 전 당선인이 호별방문 위반, 금전물품 향응제공 위반 등 네 가지 규정 위반으로 당선 무효 처리된 바 있다. 그런데 재선거 과정마저 논란이 일면서 선거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훼손된 것이다.
김 전 상임부회장은 “천안시체육회와 정치세력의 원천 분리를 주장해 온 것도 이런 까닭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선거인 명부 조작까지 강행해 선거를 혼탁하게 한 책임을 져야 할 인물과 그 인물을 지원할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인 바, 이 사건에 가담한 모든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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