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는 자신만의 올스타를 꼽아달라는 부탁에 쉽게 명단을 읊지 못했다. 동료들과 ‘의리’를 챙기기에 바빴다. 사진=고성준 기자
배터리는 자신과 진갑용을 꼽았다. 그는 “선발은 내가 맡고 싶다. 포수는 오랫동안 내 공을 받은 (진)갑용이 형이 해야 한다”며 웃었다. 지명타자로는 김태균을 언급했고 이승엽(1루수), 오재원(2루수), 박진만(유격수), 박석민(3루수)으로 내야를 구성했다. 투수 출신이기에 수비력에 대한 고민이 많은 듯 보였다.
“누가 봐도 1루수는 승엽이 형 아니겠나. 별다른 설명 안 하겠다. 3루수는 가까이서 보니 허경민이 정말 수비를 잘하던데 석민이가 섭섭해 할 것 같다(웃음). 석민이가 옆에서 나에게 재미를 많이 줬다. 한방이 있는 선수기도 하고. 진만이 형, 오재원은 겪어본 선수 중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이다.”
외야수를 나열하면서도 고민을 이어갔다. 함께한 이들 중 실력 있는 선수가 많았기에 그도 섣불리 명단을 작성하기 힘들어했다. 결국 양준혁(좌익수), 박한이(중견수), 박건우(우익수)를 꼽았다.
“양준혁 선배는 지명타자 등 다른 포지션에 대한 이미지도 많지만 내가 프로 입단한 초창기에는 좌익수도 많이 보셨다. 한이 형 또한 신인 때부터 오랜 기간 같이 했던 선배라 뺄 수 없다(웃음). 건우는 짧은 기간 함께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선수다.”
선발 투수로 나서는 배영수의 승리를 책임져줄 중간 계투와 마무리로는 권오준과 임창용을 내세웠다. 그는 “좋은 추억이 많은 형들이다. 오승환도 있지만 의리를 택하겠다”며 웃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