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불거진 음원 사재기 논란에 휘말린 볼빨간사춘기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번 논란은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불거졌다.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는 “언더 마케팅 회사 ‘크레이티버’가 불법 해킹으로 얻은 ID로 음원 차트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조작이 확인된 가수는 고승형, 공원소녀, 배드키즈, 볼빨간사춘기, 송하예, 영탁, 요요미, 소향, 알리, 이기광”이라며 “크레이티버는 서버를 임대해 파티션을 나눈 뒤, 윈도우를 여러 개 깔아 음원을 재생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크레이티버는 앞서 송하예와 영탁의 음원 사재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홍보대행사 앤스타컴퍼니가 2017년 3월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음원 사재기 논란이 불거진 후 앤스타컴퍼니는 폐업을 결정했다.
김 후보는 이 같은 조작 행위에 아이유가 이용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조작 행위를 감추기 위해 멜론 소속 가수인 아이유의 음원을 함께 재생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라며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유의 음원이 가끔씩 아무런 이유 없이 차트에 오르거나 검색어 순위에 올랐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두고 사재기 의혹에 지목된 가수들이 저마다 반박하고 나섰다. 볼빨간사춘기의 소속사 쇼파르뮤직은 “볼빨간사춘기가 음원을 조작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크레이티터란 회사 자체도 처음 들어보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음원 조작 의혹에 대한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볼빨간사춘기의 경우는 ‘음원강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앨범 발매마다 음원 순위 상위권을 선점해 왔다. 이미 인지도가 높은 이들이 굳이 순위 조작 업체와 손을 잡고 음원사재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대중들의 지적이 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원 조작 업체들이 가수들에게 접근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한 곡을 정해서 상위권 순위에 올린 뒤 ‘우리가 만들어낸 순위’라고 홍보하는 것”이라며 “비교적 상위권 안착이 쉬운 볼빨간사춘기도 그런 ‘홍보용’의 방식으로 쓰였을 뿐이 아닌가 싶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함께 언급된 보이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이기광과 요요미 역시 “완전한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