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투숙객을 둔기로 살해한 뒤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장대호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장대호가 2019년 3월 21일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16일 장대호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여전히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인식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은 사전에 계획해 실행한 것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도 일반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범행 수단과 방법이 잔혹할 뿐 아니라 범행 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범행을 치밀히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며 “사체도 절단하고 은닉함으로써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형에 처할 특별한 사유나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엄중한 형의 처벌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나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이 사형을 구형했다. 장대호는 결심공판 당시 최후진술에서 “저를 비정상이라고 몰아가는 데 슬픔을 잘 못 느끼는 제가 비정상인지, 눈물을 강요하는 사회가 비정상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A 씨 유족들은 재판 후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점에 대해 재판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장대호는 2019년 8월 자신이 종업원으로 일하던 서울 구로구 한 모텔에서 자신과 승강이를 벌인 A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