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인사 중 ‘포스트 문재인’의 양대 산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3선의 박 시장과 2년 전 처음으로 광역자치단체장에 오른 이 지사는 비문(비문재인)계의 대표 주자다. 이들은 당내 비주류에 불과하지만, 4·15 총선 정국을 거치면서 차기 대권에 바짝 다가섰다. 다만 이들의 포지션은 극과 극이다.
이재명 지사와 박원순 시장이 2019년 11월 1일 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이번 총선에서 박 시장은 친문(친문재인) 부럽지 않은 ‘세’를 얻었다. 현역인 기동민(서울 성북을) 박홍근(중랑을) 의원 등 박원순계 12명이 21대 국회에 진입했다.
서울시 출신으로는 김원이(전남 목포) 당선자를 비롯해 천준호(서울 강북을) 민병덕(경기 안양 동안갑) 최종윤(하남) 박상혁(김포을) 윤준병(전북 정읍·고창), 허영(강원 춘천갑) 당선자 등이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전남에 출격한 주철현(여수갑)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서동용(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당선자 등도 승리했다. 박 시장의 약한 고리였던 ‘박원순계’가 형성된 셈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4·15 총선 최대 수혜자”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대중성까지 얻지는 못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3월 31일(조사는 앞서 23∼27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직전 조사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3.5%로, 6위에 그쳤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이 조사에서 같은 기간 0.6%포인트 상승한 13.6%로, 빅3 안에 진입했다. 이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지사가 기록한 최고치다. 코로나 정국에서 ‘신천지 잡는 도지사’로 주목받은 이후 재난기본소득 이슈에서도 홈런을 기록, 높은 대중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이 지사는 이 조사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19.4%)를 5.8%포인트 차로 추격했다.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서 이낙연 당선자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선호도에서는 역전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 지사의 약점은 박 시장이 얻은 세력이다. 이 지사 측근들은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화영(경기 용인갑) 전 경기도 부지사가 대표적이다. 이 지사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도 예선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밖에 조계원(전남 여수갑) 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김경표(경기 광명갑)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임근재(경기 의정부을) 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제부문 이사, 임진(수원무)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 백종덕(여주·양평) 변호사 등도 꿈을 접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이낙연 당선자와 함께 차기 대권 판을 달굴 보물”이라면서도 “이들이 대권 고지를 밟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