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문재인 정부 충와대 출신 고민정 전 대변인(왼쪽)과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사진=임준선·박은숙 기자
이번 4·15 총선에서 본투표까지 완주한 행정관급 이상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는 30명이다.
가장 화제를 모은 인사는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서울 광진을은 총선 기간 내내 가장 뜨거운 지역구였다. ‘대통령의 입’ 고민정 전 대변인과 미래통합당의 ‘보수 잠룡’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광진을은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 판세의 바로미터로 꼽혔다.
예상대로 두 사람 개표는 새벽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국 고 전 대변인이 50.4%의 득표율을 보이며 47.8%의 오 전 시장을 꺾었다. 두 사람의 표 차이는 2746표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출신 후보자들은 모두 당선됐다. 선거에 처음 나온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성남 중원에서 4선의 ‘현역 중진’ 신상진 통합당 의원과 맞붙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개표 결과 윤영찬 전 수석이 54.6%를 득표해, 41.7%의 신상진 의원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 역시 전북 익산을에서 3선의 조배숙 민생당 의원을 상대로 56.9%p의 압도적 차이를 보이며 승리했다.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은 서울 관악을에서 오신환 통합당 의원을 상대로 세 번째 대결 만에 승리했다. 앞서 2015년 재보궐 선거와 이듬해 20대 총선에서는 오 의원이 정 전 수석을 꺾었다. 20대 총선의 경우 두 사람의 표 차이가 861표(0.7%)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정 전 수석이 53.9% 득표율로 오 의원(41.7%)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은 기존 라이벌이 떠난 서울 양천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용선 전 수석은 19대와 20대 총선에서도 서울 양천구에 출마했으나, 김용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에 석패한 바 있다. 하지만 ‘터줏대감’ 김용태 의원이 서울 구로을로 ‘자객공천’돼 떠나고 통합당 손영택 후보가 출마하면서, 이용선 전 수석이 16.2%p 차이로 승리했다.
김용태 의원이 ‘자객’으로 나선 맞상대도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였다.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다. 하지만 구로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8대부터 20대 총선까지 3번 출마해 모두 승리한 민주당 텃밭이다. 이 탓에 윤건영 전 실장은 57.0%를 득표, 37.7%를 얻은 김용태 의원을 가볍게 꺾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4·15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 출마해 당선된 문재인 정부 충와대 출신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사진=박은숙 기자
이들 외에도 문재인 정권 청와대 비서관급 출신 중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과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광주 광산을),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전남 나주·화순)이 당선됐다.
행정관급 출신 후보들도 대거 금배지를 달았다. 경기 수원갑의 김승원 전 정무비서관실 행정관을 비롯해 박상혁 전 인사비서관실 행정관(경기 김포을) 윤영덕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광주 동남갑) 한준호 전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경기 고양을) 문정복 전 선임행정관(경기 시흥갑) 박영순 전 제도개혁비서관실 선임행정관(대전 대덕) 이원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전북 김제부안) 이장섭 전 산업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충북 청주서원)이 각각 당선됐다.
반면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청와대 출신 후보들도 있었다. 비서관급 출신에서는 박수현 전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과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충남 태안·서산)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충남 아산갑)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충남 보령·서천) 최재관 전 농어업비서관(경기 여주·양평)이 낙선했다.
행정관급에서는 김태선 전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울산 동) 오중기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경북 포항북) 허소 전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대구 달서을) 박남현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경남 창원·마산·합포) 남영희 전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인천 동·미추홀을)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다.
특히 남영희 전 행정관은 지역의 현역의원인 윤상현 무소속 후보에 단 171표 차이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 역시 1위인 이명수 미래통합당 후보와 표 차이가 564표에 불과했다.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을 통해 총선에 나선 청와대 인사도 있다. 비례순번 2번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4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열린민주당이 비례대표 선거에서 정당득표율 5.4%로 3석을 확보하면서, 최강욱 전 비서관은 금배지를 달게 됐다. 반면 김의겸 전 대변인은 국회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 출신 후보 30명 중 19명, 3분의 2가량이 당선됐다.
청와대 출신 한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상승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라는 간판이 선거운동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만큼 당정청 간의 소통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