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채널A ‘서민갑부’
21일 방송되는 채널A ‘서민갑부’에 간판 하나로 망해가는 가게를 살려낸다는 ‘간판 계의 의사’ 여동진 씨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동진 씨가 운영하고 있는 간판 가게의 한 달 매출은 자그마치 8억 원이다. 동진 씨의 간판은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든 소재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독특함 때문에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다.
빈티지한 느낌을 내기 위해 철을 녹슬게 처리한 부식 간판부터 조화를 활용해 벽을 꾸미는 월 플라워 간판, 현무암을 부숴 만든 돌 간판, 동물모형으로 포인트를 준 트로피 간판까지 이곳에서는 다양한 간판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동진 씨는 기존 간판 업계에 도입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포토존, 조형물 등 건물의 외부를 담당하는 익스테리어(Exterior)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연 매출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판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기까지 과정은 동진 씨의 남다른 철학이 설명해준다.
4년 전, 동진 씨에게 간판을 의뢰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 사장님은 장사가 잘 안돼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커다란 간판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장답사 결과, 간판 대신 예쁜 정원의 장점을 살려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는 포토존을 제안했다.
이후 그곳은 애견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카페로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이 10배 이상 상승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카페에 추가 설치한 간판과 조형물만 15개에 달하며 동진 씨도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동진 씨의 손을 거친 강남의 한 삼겹살 가게는 2년 만에 체인점이 30개까지 늘어날 정도로 동진 씨 간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렇듯 남다른 재주를 지닌 그는 정작 7년 전만 해도 간판에 문외한이었다. 30대 초반, 주변의 말만 듣고 덜컥 광고대행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사업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3억 원의 빚더미에 앉고 만다.
벼랑 끝에 몰렸던 순간 옷가게를 개업한 친구에게 손재주를 발휘해 선물했던 간판 하나가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빈티지 숍 느낌을 살린 부식 간판을 보고 반한 사람들이 간판 제작을 문의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한 동진 씨는 서울 핫플레이스에 위치한 가게 20곳의 간판을 재료비만 받고 만들어 주게 된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간판의뢰가 줄을 잇게 된 것이다. 이제는 강남과 가로수길, 이태원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에 설치된 간판만 1000개에 달할 정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