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서 코로나19 2차 파동을 우려하는 글이 떠돌고 있다.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글에 등장하는 한균희 연세대 약학대학장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흡기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사진. 사진=연합뉴스
문제의 글은 “한균희 교수팀이 남서울대학에 URP+ 사업 자문과 정보를 얻으러 방문했다. 자문을 마치고 잠시 나눈 말씀 중 현재 의약계는 코로나 2차 파동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며 “우리나라 코로나는 우한 바이러스인 S형이고, 이탈리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는 이미 변형된 바이러스로 우리보다 감염이 4배나 빠른 악성이라며 앞으로 2주간이 정말로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한균희 교수는 4월 21일 일요신문에 이메일로 “남서울대학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2월 말에 방문했던 한 대학 자문이 끝나고 주차장으로 이동하면서 아직 추운 날씨인데도 외투를 안 입고 계신 분에게 감기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직원들에게 돌린 문자에서 (문제의 글이) 시작됐다”고 답했다.
이어 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리나라 환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 정보 10여 건이 국제 데이터센터에 올라온 적이 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약 50~70%가 원형인 S형이 많다고 제시했고, 당시 유럽은 변이형인 L형이 많다고 국제 데이터센터 자료를 인용했다”며 “중국 논문에 L형이 더 공격적이라고 언급돼 있어 더 공격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당시 우리나라에 비해 이탈리아 치명률이 4~5배 높다고 이야기했다. 이 부분을 감염력이 4배 높다고 글의 작성자가 오해한 것으로 생각한다. 감염력에 대해서는 어떤 논문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균희 교수가 언급한 중국 논문은 3월 4일 중국과학원이 발행하는 ‘국가과학평론’ 3월호에 실린 논문이다. 주저자는 중국 베이징대 생명과학학원 생물정보센터 루젠 연구원과 중국과학원 상하이 파스퇴르연구소 소속 추이제 연구원이다.
중국 연구팀은 논문에서 “103개의 코로나19 유전체(게놈) 분자 진화 과정을 분석해 149개 돌연변이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돌연변이들 중 다수가 최근 변이를 일으켰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149개 돌연변이 가운데 101개가 두 아류형인 S형과 L형에 속한다. S형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거의 유사하나, L형은 더욱 강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역 전문가인 박찬병 서울시립서북병원장은 “세계적으로 의학계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형을 구분해 감염력을 비교하는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련 논문이 몇 편 나오긴 했지만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감염력이 4배나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현재 주 논의 대상은 방역 체계 구축에 관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